초기분양률 100%에 미분양 급감
노후 주택 70% 이상…집값 계속 올라 청약으로 쏠림
대구 아파트 분양 시장의 열기가 여전히 뜨겁다. 코로나19와 잇단 규제에도 흔들림이 없는 모습이다. 지난해 대구 분양 시장에서 청약자 수가 39만5375명으로 평균경쟁률 21.37대 1을 나타냈다. 전년 대비 청약자 수는 13%, 경쟁률은 20% 각각 상승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지난 4분기 대구 아파트 초기분양률은 100%를 기록했다.
정부가 지난해말 지방까지 규제지역을 추가하면서 대구도 대부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다. 중·동·서·남·북·달서구, 달성군 등 7곳이 조정대상지역으로 신규 지정돼 수성구를 포함해 전 지역이 규제지역이 됐다. 하지만 대구는 지난 1월에는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청약경쟁률을 나타냈고, 최근에는 집값 상승률 1위까지 등극했다. 청약 및 대출 제한이 시작됐지만, 내 집 마련 수요는 위축되기는 커녕 여전한 상태다.
대부분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였는데…여전한 '청약열기'
1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들어 대구에서 접수된 3개 아파트의 청약이 모두 1순위에서 마감됐다. 수성구 파동의 ‘수성 더 팰리스 푸르지오 더샵’은 평균 6.1대 1, 최고 31.4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고 남구 이천동 '대봉교역 금호어울림 에듀리버(평균 9.4대 1)'와 남구 대명동 '힐스테이트 대명 센트럴(평균 8.1대 1)'도 모든 주택형에서 마감됐다.수요자들이 청약시장으로 몰리는 이유는 집값이 올라서다. 한국부동산원 월간아파트동향 조사에 따르면 대구는 전 지역이 규제지역으로 묶인 12월에는 전월 대비 가격이 1.59% 올랐고, 올해 역시 1월과 2월에는 전월 대비 가격이 각각 1.15%, 1.30% 상승했다. 지난 2월 대구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3억4916만원에 달한다. 미분양도 남아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통계누리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말 기준 대구의 미분양 가구수는 419가구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월(1414가구) 대비 70.3% 감소했다.
집값이 오르다보니 분양가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HUG에 따르면 올 1월 말 기준 대구 민간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격은 1535만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3% 올랐다. 전국의 아파트 평균가(1299만원)도 웃돌고 있다.
내 집 마련 수요의 증가는 상반기 대구에서 아파트 분양이 잇따르는 이유가 됐다.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부터 6월까지 대구에는 총 36개 단지 1만9075가구(오피스텔, 임대 제외)가 일반분양할 계획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구에 공급됐던 7277가구 보다 약 2.6배(1만1798가구)가 증가한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동구(5059가구)가 가장 많고 △수성구 3559가구 △달서구 3044가구 △남구 2727가구 △중구 1838가구 △서구 1478가구 △북구 1370가구 등의 순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구는 노후 아파트 비중이 70%를 이상으로 새 아파트 수요가 탄탄한 편이다"라며 "공급도 그만큼 많아 예비 청약자들의 선택 폭이 넓은 만큼 미래가치, 역세권 입지, 대단지 여부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 청약을 넣는 게 좋다"고 말했다. 대구에서는 빈 땅을 개발하는 도시개발사업을 비롯해 재개발·재건축과 같은 도시정비, 역세권 소규모 복합단지 등이 쏟아질 예정이다.
상반기까지 약 2만가구 줄분양…"선택지 많아 꼼꼼히 비교해야"
상반기에 공급이 가장 많은 동구에서는 도시개발사업 지구인 안심뉴타운에서 아파트가 나온다. 안심뉴타운은 옛 대구 연료단지 자리다 개발되는 곳이다. 동구 율암동 일대 36만㎡ 부지에 문화, 상업시설, 공원 등을 갖춘 주거복합단지가 될 예정이다. 문화시설용지에는 5000㎡ 규모의 문화체험공간 및 집회시설 등이 건립되고, 4만㎡ 규모의 공원 및 녹지가 조성될 예정이다.B3블록에서는 호반산업이 ‘호반써밋 이스텔라’를 공급한다. 전용면적 84~118㎡ 총 315가구의 중대형으로만 구성된다. B4블록에서는 동양건설산업이 ‘대구 안심 파라곤 프레스티지’를 공급한다. 전용면적 84㎡로만 구성된 759가구다. 동양건설산업의 대구 첫 사업지다.
수성구 만촌동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힐스테이트 만촌역’을 분양한다. 총 718가구로 아파트 658가구와 오피스텔 60실이다. 포스코건설은 ‘대구 수성구 공동주택’ 303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다. 달서구에서는 ㈜한양이 재건축을 통해 ‘한양수자인 더팰리시티’를 공급한다. 총 1021가구 대단지로 이 중 전용면적 68·84·105㎡ 800가구가 일반분양된다. 신흥 주거지로 떠오르고 있는 중구 태평로 일대에서는 현대건설이 ‘힐스테이트 달성공원역(392가구)’을 분양한다.
남구에서는 봉덕동 재개발을 통해 현대건설이 ‘힐스테이트 앞산 센트럴’에서 274가구를 공급하고, 대우건설은 이천문화지구 재개발로 총 924가구 가운데 662가구를 일반 분양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북구 노원동 1가에 ‘침산 푸르지오 에듀포레’ 568가구를 시장에 낼 예정이다. 지역 기업인 화성산업은 동구 신암2구역 재개발로 ‘대구 동구 화성파크드림’에서 총 1458가구 중 952가구를 일반에 분양할 계획이다. 동구 신암동 일대에서는 보광종합건설㈜이 ‘동대구역 골드클래스’(392가구)를 분양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