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타타 '훈민정음' 10월 초연…'나의 나라' 스테디셀러도 목표
윤의중 국립합창단장 "한국 민요·가곡 편곡한 합창 음반 발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옛날부터 춤과 노래를 좋아했죠. 한국 민요와 가곡, 시에 담긴 흥과 한의 정서를 현대적으로 편곡한 합창 음악을 녹음해 음반으로 처음 발매할 겁니다.

"
윤의중(58) 국립합창단장 겸 예술감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올해 계획한 유럽순회연주가 사실상 어려워지자 대신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그는 최근 김영랑과 김소월 등 한국 대표 시인들의 시로 작곡한 합창 음악을 미디어 아트·조명 예술과 결합한 미디어 콘서트 '포에틱 컬러스'(Poetic Colors)를 선보여 공연계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윤 단장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외국에서는 바흐나 베토벤의 합창곡을 연주하는 것보다 한국 고유의 음악을 편곡하는 것을 원한다"며 "한국어 곡 80%, 라틴어 곡 20%로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실황 연주 녹음 음반이 아니라 따로 녹음해 앨범을 발매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전 세계에 나가도 될 정도의 수준을 위해 작곡가들과 작품 선정 작업 중인 단계"라고 덧붙였다.

한국 민요와 가곡 등을 바탕으로 편곡해 올해 7월에 롯데콘서트홀에서 녹음한 뒤 음반을 유니버설뮤직, 워너뮤직, 데카 등 세계적인 클래식 음반사를 통해 올해 8~9월께 미국·유럽 등에 동시 발매하는 게 그의 구상이다.

국립합창단의 올해 공연 화두는 '훈민정음'이다.

10월 12일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정기연주회에서 한글날 기념 창작 공연 '훈민정음'을 초연한다.

다악장 성악곡 형식의 창작 칸타타로, 15곡 이상으로 꾸밀 예정이다.

그는 "언어학자들이 연구해보니 한글은 8천 개 정도를 발음할 수 있다는 면에서 과학적이고 뛰어난 언어라고 한다"며 "작사와 작곡을 새롭게 하고, 역사적인 기록들도 모아 곡을 만들고 있다.

올해 메인 공연"이라고 강조했다.

윤의중 국립합창단장 "한국 민요·가곡 편곡한 합창 음반 발매"
윤 단장은 다음 달 2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삼일절 기념 창작 칸타타 '나의 나라' 무대에서는 지휘를 맡는다.

지난해 8월 광복절을 기념해 초연한 후 약 6개월 만에 다시 공연한다.

백범 김구 선생 등 독립운동가의 이야기가 중심이며 배우 남경읍, 소리꾼 고영열, 정가(正歌) 보컬리스트 하윤주 등이 출연한다.

그는 "초연 후 관객들의 재공연 요청이 있었고, 음악과 연출에서 부족한 부분도 보충했다"며 "하나의 좋은 작품이 나오려면 몇 번에 걸쳐 고치고 다듬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꾸준히 무대에 오르는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장식하는 발레 '호두까기인형' 같은 합창 작품을 만들고자 한다"며 "'나의 나라'를 장기공연이 가능한 스테디셀러로 만드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또 "노래와 해설, 연기 모두 가능한 남경읍이 출연해 연출이 좀 더 탄탄해졌다"며 "이야기의 흐름에 따라 곡의 순서를 바꾸거나 추가, 삭제하기도 했다.

국악기와 서양 악기 구성에도 변화를 줘 소리를 키웠다"고 설명했다.

2017년 11월 취임한 윤 단장은 지난해 말 연임돼 2023년까지 3년 더 국립합창단을 이끈다.

창단 50주년인 2023년에는 아카이브를 이용한 책자 발간과 기념공연 개최 등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음악과 행정 업무를 같이 하다 보니 일의 양이 2~3배로 늘었는데 지난 3년은 적응하는 기간이었다"며 "앞으로의 3년은 발전기다.

클래식 음악을 선도하면서 우리나라 고유의 창작곡도 많이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의중 국립합창단장 "한국 민요·가곡 편곡한 합창 음반 발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