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악화에 정계 거물 모리 내친 스가…"훗날 반향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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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 자민당 최대파벌에 영향력…후임 하시모토는 정치적 '제자'
대회 개막을 5개월 남짓 앞두고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위원장에 해당)이 교체된 사건이 일본 정국에 미칠 영향에 눈길이 쏠린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조직위 회장이던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가 여성 멸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자 초기에는 거리를 두고 관망했으나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후임자 인선에 물밑 개입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의 원로인 모리와 대립하는 등 껄끄러운 상황에 놓였다.
여성 멸시 발언을 한 모리가 사임해야 한다는 비판이 쇄도하던 시기인 이달 8일 스가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모리 발언이 "국익에 있어서 좋은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독립된 법인이다.
인사는 내가 발언할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후 사달을 일으킨 장본인인 모리가 대학 선배인 가와부치 사부로(川淵三郞) 전 일본축구협회장을 후임으로 사실상 내정하고 물러나려는 구상을 추진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밀실 인사라는 비판이 들끓자 스가 총리는 사태에 본격적으로 개입했다.
총리 관저 측은 여성이나 젊은 사람이 후임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스가 총리의 의견이라는 뜻을 조직위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스가 총리는 '후임으로는 하시모토가 바람직하다'는 뜻을 주변에 내비쳤고 이런 의향이 조직위에 전달됐다.
스가는 특히 모리가 밀실 인사를 시도한다는 비판으로 여론이 악화하자 '이 문제에 제대로 대응한다.
할 말을 충분히 하겠다'고 측근들에게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사건에 관한 언급을 되도록 자제하던 스가는 결국 공개적인 자리에서 사실상 모리를 비판하는 발언까지 하게 된다.
그는 15일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다음 후보가 마치 결정된 것 같은 모양새로 보도가 나와서 매우 우려스럽게 생각했다"며 조직위 측에 "(후임자를) 결정할 때는 규칙에 토대를 두고 투명한 형태로 정하면 좋겠다는 것을 강하게 말했다"고 말했다.
여론이 악화해 올림픽 개최가 무산되면 정권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벌이 좌우하는 자민당 정치 구도를 생각하면 이는 스가에게 정치적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자민당 관계자는 스가의 대응에 관해 "총리는 결국 모리 씨도 가와부치 씨도 지키지 않았다.
그것은 훗날 반향이 있을 것이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분위기를 소개했다.
모리는 자민당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당시 모리파) 회장을 지냈으며 여전히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때는 스가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당시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각각 찾아와 인사하기도 했다.
자민당에서는 "모리 씨에게는 애초에 (스가) 총리를 지지해야 할 도의적인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나 "당권은 지금 뿔뿔이 흩어져 있다.
누구도 총리를 지키고 있지 않다.
올림픽을 못 하면 정권이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되고 설령 올림픽을 하더라도 원활한 정권 운영은 어렵지 않겠냐"(관계자)는 분석 등이 나온다고 마이니치는 덧붙였다.
출범 당시 60%대였던 내각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진 가운데 스가 총리는 당내 기반을 안정시키기 위해 모리와의 충돌을 가급적 피하고자 애쓰는 것으로 보인다.
새 회장으로 임명된 하시모토는 호소다파 소속으로 모리의 정치적 제자다.
하시모토가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 올림픽 담당상에 임명된 마루카와 다마요(丸川珠代) 참의원 의원 역시 호소다파에 몸담고 있다.
스가가 여론을 의식해 모리를 내치는 상황이 된 가운데 호소다파의 반발을 줄이기 위한 선택으로도 볼 수 있다.
하시모토는 회장 취임 회견에서 "정치의 스승인 전 회장(모리)은 나에게 특별한 존재다.
경험과 실적이 있으며 조언을 받아야 할 국면이 있을 것"이라고 모리를 추켜세웠다.
모리가 여전히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다만 모리의 퇴진으로 올림픽에 관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사의 발언권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고 마이치니는 전했다.
/연합뉴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조직위 회장이던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가 여성 멸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키자 초기에는 거리를 두고 관망했으나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후임자 인선에 물밑 개입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집권 자민당 최대 파벌의 원로인 모리와 대립하는 등 껄끄러운 상황에 놓였다.
여성 멸시 발언을 한 모리가 사임해야 한다는 비판이 쇄도하던 시기인 이달 8일 스가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모리 발언이 "국익에 있어서 좋은 일이 아니다"라면서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는 독립된 법인이다.
인사는 내가 발언할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후 사달을 일으킨 장본인인 모리가 대학 선배인 가와부치 사부로(川淵三郞) 전 일본축구협회장을 후임으로 사실상 내정하고 물러나려는 구상을 추진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밀실 인사라는 비판이 들끓자 스가 총리는 사태에 본격적으로 개입했다.
총리 관저 측은 여성이나 젊은 사람이 후임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스가 총리의 의견이라는 뜻을 조직위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신문의 보도에 의하면 스가 총리는 '후임으로는 하시모토가 바람직하다'는 뜻을 주변에 내비쳤고 이런 의향이 조직위에 전달됐다.
스가는 특히 모리가 밀실 인사를 시도한다는 비판으로 여론이 악화하자 '이 문제에 제대로 대응한다.
할 말을 충분히 하겠다'고 측근들에게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사건에 관한 언급을 되도록 자제하던 스가는 결국 공개적인 자리에서 사실상 모리를 비판하는 발언까지 하게 된다.
그는 15일 열린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다음 후보가 마치 결정된 것 같은 모양새로 보도가 나와서 매우 우려스럽게 생각했다"며 조직위 측에 "(후임자를) 결정할 때는 규칙에 토대를 두고 투명한 형태로 정하면 좋겠다는 것을 강하게 말했다"고 말했다.
여론이 악화해 올림픽 개최가 무산되면 정권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라는 우려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파벌이 좌우하는 자민당 정치 구도를 생각하면 이는 스가에게 정치적 부담이 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자민당 관계자는 스가의 대응에 관해 "총리는 결국 모리 씨도 가와부치 씨도 지키지 않았다.
그것은 훗날 반향이 있을 것이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마이니치(每日)신문은 분위기를 소개했다.
모리는 자민당 최대 파벌인 호소다파(당시 모리파) 회장을 지냈으며 여전히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
작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때는 스가와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당시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이 각각 찾아와 인사하기도 했다.
자민당에서는 "모리 씨에게는 애초에 (스가) 총리를 지지해야 할 도의적인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나 "당권은 지금 뿔뿔이 흩어져 있다.
누구도 총리를 지키고 있지 않다.
올림픽을 못 하면 정권이 막다른 골목에 이르게 되고 설령 올림픽을 하더라도 원활한 정권 운영은 어렵지 않겠냐"(관계자)는 분석 등이 나온다고 마이니치는 덧붙였다.
출범 당시 60%대였던 내각 지지율이 30%대까지 떨어진 가운데 스가 총리는 당내 기반을 안정시키기 위해 모리와의 충돌을 가급적 피하고자 애쓰는 것으로 보인다.
새 회장으로 임명된 하시모토는 호소다파 소속으로 모리의 정치적 제자다.
하시모토가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 올림픽 담당상에 임명된 마루카와 다마요(丸川珠代) 참의원 의원 역시 호소다파에 몸담고 있다.
스가가 여론을 의식해 모리를 내치는 상황이 된 가운데 호소다파의 반발을 줄이기 위한 선택으로도 볼 수 있다.
하시모토는 회장 취임 회견에서 "정치의 스승인 전 회장(모리)은 나에게 특별한 존재다.
경험과 실적이 있으며 조언을 받아야 할 국면이 있을 것"이라고 모리를 추켜세웠다.
모리가 여전히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다만 모리의 퇴진으로 올림픽에 관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사의 발언권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고 마이치니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