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를 앞두고 국내 대학의 대부분이 올해 1학기 등록금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거나 인하하기로 결정했다.

14일 대학정보 공시 홈페이지 ‘대학알리미’에 올라온 전국 4년제 대학과 전문대학, 사이버대학 등의 1학기 등록금심의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135개 대학 중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건국대, 경희대 등 131개 대학이 1학기 학부 등록금을 지난해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전체 대학의 97%에 해당한다.

소폭이지만 작년보다 학부등록금을 인하하기로 한 대학들도 있다. 학부등록금이 전년보다 내려간 대학은 경동대, 청주대, 경남과학기술대 등 세 곳이다. 경동대와 청주대는 지난해 대비 각각 0.95%, 0.45% 인하했다. 경남과학기술대는 인문사회(0.004%), 자연과학(0.001%), 공학(0.012%) 등 계열에 따라 인하율을 다르게 적용했다.

13년째 대학등록금을 올리지 못해 재정난을 겪는 대학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99%에 달하는 대학이 올해도 등록금 동결·인하를 결정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신입생 정원 미달, 해외 유학생 급감 등으로 재정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작년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수업 장기화로 원격수업 질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과 등록금 인하 요구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앞장서서 인상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대학 측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정부정책으로 등록금 인상을 막고 있다. 교육부는 올해 등록금 인상 허용선을 1.2%로 제시했지만 등록금 인상 시 연간 4000억원 규모의 국가장학금 Ⅱ유형을 받지 못하도록 제한해 사실상 등록금을 올리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1학기 등록금 인상을 결정한 곳은 칼빈대 단 한 곳으로 집계됐다. 경기 용인 소재 4년제 사립대인 칼빈대는 입학금 인하에 따른 입학금 수입 감소, 학생 정원 감소 등을 고려해 지난해보다 등록금을 1.2% 인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교육부가 고시한 올해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에서 올릴 수 있는 최대 수준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