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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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 연휴에는 다른 곳에 사는 가족이 다섯 명 이상 모일 수 없게 되면서 시골집 등을 가는 것이 어려워졌다. 한 인터넷 사이트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고향에 가지 않겠다고 한 사람은 60%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자식들이 고향 방문을 줄이면 고향에 남은 노인들이 음주량이 늘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주연 다사랑중앙병원 원장은 "가족을 만나는 명절을 손꼽아 기다리던 어르신에게 이번 명절은 허탈감과 무료함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며 "평소 음주를 즐기던 노인은 갑작스런 연휴 공백과 무료함을 술로 해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노인은 젊은 사람과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빨리 취할 뿐 아니라 술을 깨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린다. 나이가 들수록 몸 속 근육량과 수분이 부족해지고 알코올 분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노인이 술에 취하면 넘어지거나 미끄러지는 등 각종 사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노인은 음주 사고가 나면 뇌출혈이나 골절 등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혼자 사는 노인은 주변 도움을 받지 못해 목숨을 위협받는 위급한 상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독거노인은 술에 의존하기 더 쉽다는 것도 문제다. 사별이나 이혼, 자녀 독립 등으로 혼자 사는 노인은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감을 술로 해소하려 하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독거노인이 술을 마셔도 이를 자제시킬 사람이 없어 음주량과 빈도가 늘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올해 명절에는 혼자 사는 고령 가족에게 관심을 쏟아야 하는 이유다.

그는 "이번 명절에는 고향 방문이 어려운 만큼 메시지나 통화를 자주해 부모님의 건강과 안부를 각별히 챙겨야 한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