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집값 급등과 전세 불안 속에 경매로 내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3일 법원 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월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107.5%를 기록했다. 지지옥션에서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높았다. 전달(101.6%) 대비 5.9%포인트 상승했다.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10월(104.4%)부터 4개월 연속 100%를 넘고 있다.
특히 지난달 경기 아파트가 법원 경매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06.32%로 전달(113.23%) 대비 소폭 하락했다. 반면 경기 아파트 낙찰가율은 100.85%에서 109.44%로 훌쩍 올랐다. 지난달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응찰자가 몰린 곳도 경기 아파트였다. 61명이 응찰한 경기 동두천시 지행동 부영아파트 9단지(전용면적 84㎡)는 감정가의 113%인 2억1170만원에 낙찰됐다. 같은 달 같은 주택형이 2억1000만원에 팔려 시장 가격과 경매 가격이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김포시 운양동 풍경마을래미안한강2차(전용 84㎡)도 지난달 28일 감정가(4억100만원)보다 2억원 이상 높은 6억2425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수도권 낙찰률(진행 건수 대비 낙찰 건수)과 평균 응찰자 수도 증가세였다. 지난달 낙찰률은 74.3%로 3개월 연속 높아졌다. 지난달 평균 응찰자 수도 9.7명으로 5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도권 빌라(연립·다세대주택)도 경매시장에서 낙찰률과 응찰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으로 낙찰률(45.7%)과 평균 응찰자 수(4.5명)는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부동산업계에서는 투자자뿐 아니라 무주택자가 매물을 찾아 법원 경매시장으로 몰리면서 낙찰률과 응찰자 수가 증가하고, 낙찰가율도 올라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집값이 큰 폭으로 계속 오르는 데다 매물 품귀 현상이 심해지고 있어서다.
오명원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다주택자의 추가 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평균 응찰자 수가 늘어난다는 것은 실수요층이 법원 경매시장에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