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에서 해장국집을 운영하는 A씨는 폭설이 내린 지난 6일 오후 7~8시 들어온 배달 11건 중 8건을 취소했다. 배달대행업체가 “폭설로 배달기사 배정이 어렵다”고 알려왔기 때문이다. 그는 배송지 세 곳만 직접 걸어가서 배달했다. A씨는 “코로나19 이후 배달 장사로 근근이 버티는데, 날씨마저 도와주지 않는다”며 “8일까지 배달대행업체가 영업을 안 하다고 해서 식당도 강제 휴업했다”고 말했다.

간밤에 내린 폭설과 한파에 도로가 얼어붙어 배송망이 마비되자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더 커졌다.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매장 영업이 제한된 상황에서 배달마저 줄줄이 취소돼서다.

배달 앱 요기요는 6일 오후 7시께부터 요기요 자체 배달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배달대행기사의 안전을 고려해 배달 가능 지역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배달대행업체 바로고 관계자는 “6일 오후 7시부터 서울 25개 구를 비롯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배달을 중단했다”고 했다.

배달업체가 휴업하자 자영업자들은 직접 배달하거나 아예 가게 문을 닫았다.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 주인은 “이번달 매출이 작년 대비 90% 넘게 줄었는데 배달마저 안 하면 매출이 0원이 될 것”이라며 “도보나 차로 5분 거리 안팎인 주문만 받아 직접 배달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B씨는 “아르바이트생 두 명에게 이번주까지 쉬라고 하고 배달이 재개될 때까지 가게 문도 닫을 계획”이라고 했다.

오전 7시 전에 소비자 집 앞에 물건을 전달하는 새벽배송업체들도 비상이 걸렸다. 밤사이 내린 눈으로 도로가 막히면서 물건이 7일 오후가 돼서야 배송되는 일이 발생했다. 쿠팡과 쓱닷컴은 이날 각각 홈페이지에 ‘폭설로 인해 배송이 지연될 수 있다’는 공지문을 올렸다.

양길성/노유정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