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전경.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25주 연속 올랐다. 상승폭은 5주만에 다시 커졌다. 외곽지역의 중저가 단지 뿐만 아니라 고가 강남 아파트값도 지난주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매매가를 밀어올리는 현상이 본격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1월 마지막주 서울 아파트 매매값(2일 기준)은 1주일 전보다 0.03% 올라 22주 연속 상승했다. 최근 4주간 0.02%의 동일한 상승률을 기록하다가 이번주 들어 상승폭이 다시 커졌다.

중저가 단지가 밀집한 외곽 지역들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가파르다. 전세물량이 사라지자 2030세대 세입자들이 ‘패닉바잉’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강북에선 동대문구가 일주일 사이에 0.04%로 상승률이 커졌다. 노원구(0.04%)와 강북구(0.03%)도 저가 단지 위주로 가격이 많이 뛰었다. 관악구(0.04%)와 강서구(0.04%) 등도 개발호재가 있는 단지 위주로 상승폭을 확대하는 중이다.

강남의 고가 재건축 단지는 매수세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강남구(0.04%)는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를 중심으로 재건축 추진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승세가 커지고 있다. 압구정동 현대7차 전용 245㎡는 최근 67억원에 손바뀜하며 올해 강남권 아파트 중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서초구와 송파구도 각각 0.03% 뛰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최근 종부세 부과와 신용대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강화 방안 등이 나오면서 대체로 고가 단지 위주로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중·저가 단지나 재건축 추진이 양호한 단지들은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아파트 매물정보판이 텅 비어 있다. /뉴스1
서울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아파트 매물정보판이 텅 비어 있다. /뉴스1
수도권 역시 집값이 상승폭이 0.15%에서 0.16%로 벌어지면서 상승 곡선이 가팔라지고 있다. 경기 지역은 전주 0.22%에서 0.24%로 오름폭이 커졌다. 김포시가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자 규제를 피한 주변 지역에서 호가가 오르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서다.

김포는 매수세가 줄어 규제 전 보이던 2%대 상승을 멈추고 이번주 0.39%로 오름폭이 크게 축소됐다. 대신 파주(1.38%)에서 매수 문의가 늘고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났다. 고양 일산서(0.65%)·일산동(0.49%)·덕양구(0.45%)도 역세권 위주로 값이 뛰는 중이다. 인천 집값은 0.13%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방 광역시 집값도 0.43%에서 0.44%로 뛰고 있다. 부산 해운대·수영·동래·연제·남구, 대구 수성구에선 아파트 매물이 쌓이고 매수 문의가 줄었다. 지난 19일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된 이후다. 규제를 받지 않는 울산(0.83%), 광주(0.18%) 등에선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또' 상승폭 확대…파주·일산·울산 '풍선효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75주 연속 상승하는 중이다. 0.15% 상승률을 기록하며 지난주와 동일한 상승폭을 보였다. 강남권에서 오름세가 더 가팔랐다. 송파구가 0.23%, 강동구가 0.22%, 강남구와 강동구는 각각 0.21%와 0.20%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감정원 측은 “학군 및 교통여건이 양호하거나 이주수요 영향 있는 지역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0.24% 올랐다. 지난주보다 소폭 변동폭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인천 연수구(0.92%), 김포(0.60%), 하남(0.51%) 등에서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지방은 0.34%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국 기준으로도 아파트 전셋값은 한 주 동안 0.29% 올랐다. 전주(0.30%)보다 0.01%포인트 상승률이 줄었지만 여전히 오름폭은 커 7년여만에 최대 상승을 보이는 중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