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미 교체하면 청와대가 죽어나갈 판"
"선거 전 교체하고 책임 떠넘길 것"
삼호어묵은 "일각에서 김현미 교체설 얘기가 흘러나오던데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 탱커(온라인 게임에서 같은 편을 대신해 공격을 받아주는 역할을 하는 캐릭터)를 죽이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라며 "여태 욕받이 노릇을 대신해준 김현미가 갈려 나가면 그 다음은 본체인 청와대가 죽어 나갈 판인데 김현미 같은 불세출의 탱커를 갈아치울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아직 (김현미 장관을 교체할) 때가 아니다. 선거철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일반 국민들은 물론 신앙인들(강성 지지자들)조차도 부동산 정책의 실수는 일부 인정하는바, 이 책임을 누군가에게 뒤집어씌워야 향후 선거의 승리를 도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삼호어묵은 "(선거철이 되면) 김현미가 갈려 나감과 동시에 모든 죄는 더불어민주당도 청와대도 아닌 김현미의 1인의 잘못이 된다"며 "새로 임명된 장관은 모든 죄를 전임에게 뒤집어씌우며 '나는 시장주의자다. 여태 부동산 정책에는 문제가 있었다. 앞으로 잘못된 정책들을 바꿔나갈 것이다'라고 태세를 180도 전환할 것인데 여기서 속으면 개돼지가 된다"고 했다.
삼호어묵은 "(정부·여당이)원하는 정권 재창출을 이룬 순간 안면 싹 몰수하고 먹튀 할 것"이라며 "부디 누가 국토부 장관에 앉더라도 속지 말기 바란다. 심지어 내가 국토부 장관이 되더라도 마찬가지니까 그때 가서 내가 뭐라고 말하든 나에게 속지 말기를 바란다. 다시 말한다. 후임이 누가 되든 속지 마시라. 그 자리에 누가 앉아도 정권이 변하지 않는 이상 똑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 생각에 '유일한 약점'인 부동산 문제를 김현미 1인에게 다 뒤집어씌워서 쳐내고 나면 (지지자들은) 양심에 한 점 거리낄 것도 없이 (여당을) 찍어줄 것"이라며 "'김현미 때문에 우리 정부 그간 욕먹은 거 생각하면 진짜 열 받네요', '다행히 새 장관이 지금이라도 바로 잡는다네요'(라고 말하는) 사람들 덕에 그들은 유유히 대선 혹은 서울시장을 이기고 잽싸게 안면몰수 후 하던 거 계속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내가 말한 것과 달리 선거철이 아직 안 왔는데 교체가 된다면 내부에서 한 여론조사가 심각한 수준이 돼서일 것"이라며 "거꾸로 지지도가 진짜로 콘크리트라 안 움직이면 아예 교체할 필요성이 없을 수도 있다. 즉 모든 것은 지지율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했다.
삼호어묵은 "지지율에 달려있다는 것은 곧 우리들 손에 달렸다는 소리"라며 "아무 생각 없이 기회는 또 올 거라고 해봐야 정부가 안 바뀌는데 무슨 수로 기회가 오겠나. 호텔 방을 개조할망정 재개발·재건축은 안 하고 있다. 그러면 이 불지옥은 계속 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정부)뻘짓의 결과는 고스란히 찍어준 국민들이 짊어져야 한다. 고위인사들은 이미 강남아파트 꿰차고 있다"며 "그러므로 우리 모두가, 특히 무주택일수록 더욱더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한다. 정신줄 놓고 '언젠가 기회는 또 오겠지'하고 있으면 여기서 끝일 수 있다는 걸 잊지 말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삼호어묵'은 30대의 평범한 주부로 알려져 있으며 부동산 민심이 악화하기 시작한 지난 6월 말부터 포털의 한 부동산 관련 카페에 '정부가 집값을 안 잡는 이유' 시리즈 글을 게시하며 유명세를 타 지난 9월 책으로 출간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시무7조'로 잘 알려진 진인 조은산씨와 함께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대표적인 인터넷 논객이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