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이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초대형 에탄운반선(VLEC) 발주 재개에 힘입어 2개월 연속 세계 선박 수주 1위를 차지했다.

8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세계 선박 발주는 86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36척)로, 이 중 한국은 73%인 63만CGT(23척)를 수주했다. 중국이 전체 물량의 24%(21만CGT·12척)를 가져가 뒤를 이었다.

한국은 지난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다만 누적 수주실적 기준으로 중국과의 격차는 여전하다. 올해 1~8월 중국은 전체의 54%인 437만CGT(201척)를 수주했다. 한국의 누적 수주량은 239만CGT(75척)로 전체의 29%에 그쳤다. 이어 일본이 68만CGT(43척)로 8%를 차지했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세계 선박 발주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절반 이하로 급감했다. 올해 1~8월 글로벌 수주 누계는 812만CGT로, 작년 같은 기간(1747만CGT) 대비 54% 감소했다.

선종별로 보면 초대형 유조선(VLCC) 발주량이 작년 동기 대비 41% 줄었다. 대형 LNG선(14만㎥ 이상)과 벌크선도 70% 이상 발주량이 급감했다. 지난달 말 기준 세계 수주잔량도 한 달 전보다 1% 감소한 6919만CGT였다. 2004년 1월(6806만CGT) 후 최저치다. 중국(45만CGT), 일본(17만CGT), 한국(2만CGT) 순으로 감소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다음달부터 모잠비크, 러시아 등의 대형 LNG 프로젝트 발주가 본격화되면 수주 가뭄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