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를 발표하자 식당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은 “사실상 사형선고”라는 반응을 보였다. 오는 30일부터 오후 9시 이후 매장 내 음식·음료 섭취가 금지되고 배달과 포장만 가능한데 인건비와 전기요금 등 유지비를 감안하면 “차라리 9시 이후 문을 닫는 게 낫다”고도 했다.

이번 조치는 다음달 6일 밤 12시까지 8일간 이어지고 수도권 내 일반음식점, 휴게음식점, 제과점, 프랜차이즈가 아닌 카페, 실내 체육시설 등이 대상이다. 오후 9시부터 새벽 5시까지 매장 내 음식·음료 섭취가 금지되며 포장과 배달만 허용한다. 스타벅스 등 프랜차이즈 카페는 영업시간과 관계없이 포장·배달만 허용한다.

서울 서초구에서 술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일반 술집은 음식점에 밀려서 배달 매출 비중이 전체의 10%도 안 된다”며 “이럴 바에는 문을 닫는 게 낫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에서 분식점을 하는 박모씨는 “안 그래도 피크타임에는 배달 기사를 한 시간가량 기다려야 한다”며 “저녁 9시 이후에는 배달 경쟁이 심해져 기사를 거의 못 잡게 될 것”이라고 했다. 배달대행업계 관계자는 “수요 급증으로 저녁 9시 이후엔 평소 30분 걸렸던 배달이 한 시간 걸리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프랜차이즈 커피업계는 충격에 빠졌다. 매장을 이용하는 ‘내점 소비자’ 대상 매출이 절반 이상인데, 앞으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1400여 개 매장 가운데 이번 조치의 영향을 받는 수도권 900여 곳을 ‘테이크아웃 전용’으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갔다. 투썸플레이스, 할리스, 커피빈 등은 배달 앱을 활용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폴바셋은 매장 근무인원 축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프랜차이즈 카페 대신 개인 카페에 소비자가 몰리면 더 위험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집합금지 조치로 문을 닫게 된 실내체육시설 업주들도 패닉에 빠졌다. 서울 강남구의 한 피트니스센터 관리자는 “밀착해 수업하는 개인 레슨 등은 문의가 끊겼다가 최근에야 겨우 조금씩 늘고 있었다”며 “집합금지 조치가 이뤄지면 벌이가 없는 트레이너들이 대거 이탈하게 돼 문을 닫아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31일 0시부턴 수도권 지역의 300명 미만 중소형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도 운영을 중단해야 한다. 비대면 수업 전환 조치가 나오자마자 학원에는 학부모들의 문의가 빗발쳤다.

김남영/김보라/조희찬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