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 전해야 할 교회가 (오히려) 코로나 전파한다는 조롱 들어" 자성
"나로 인해 이웃이 피해 보지 않도록 해야"…정부 방역지침 협조 약속
"어려운 시국에 개념 있는 목회자 있어 다행"…네티즌 호평 이어져

전북 지역 한 교회가 보수 유튜버와 일부 교인을 중심으로 확산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근거 없는 억측에 반박하는 글을 게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전주시 소재 A교회는 지난 21일 담임목사 이름으로 쓴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하나님을 믿으면 코로나에 안 걸린다', '믿음 없는 사람들이 걸리는 게 코로나다'라는 말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강조했다.

A교회는 광복절 광화문 집회 등을 통해 전국으로 퍼진 코로나19 사태에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내며 이같이 밝혔다.

"예배 모이고 기도회 하면 코로나 더 잘걸려"…전주 교회의 호소(종합)
A교회는 "최근 사랑제일교회 뿐만 아니라 수도권 여러 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며 "복음을 전해야 할 교회가 코로나를 전파한다는 조롱을 들으며 비난의 중심에 섰다"고 자성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하나님의 은총과 그에 따른 섭리를 믿는다면 기독교인도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다는 사실도 믿어야 한다"며 "마스크 안 하고, 손 안 씻고, 예배로 모이고 기도회 하면 코로나에 더 잘 걸린다"고 덧붙였다.

이 교회는 "외부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게 상식이라면, 나로 인해 이웃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도 상식"이라며 "예배당 폐쇄와 온라인 예배 진행 등 정부 방역지침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A교회는 정부와 지자체의 자제 호소에도 주말 동안 대면 예배를 강행한 몇몇 교회와 달리, 주일·수요일·새벽 예배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거나 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교회 공지를 본 누리꾼들은 '어려운 시국에 개념 있는 목회자가 있어 다행이다', '모든 교회가 저 교회를 닮았으면 좋겠다', '신앙인이면 응당 이런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등 반응을 보였다.

최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등 일부 교인과 보수 유튜버들은 광복절 집회와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늘리기 위해 보건당국이 검사 결과를 바꿔치기한다는 주장을 꾸준히 하고 있다.

일부 목사들은 '예배를 드리지 않아서 감염병이 찾아왔다'라거나 '기도하면 코로나를 물리칠 수 있다'는 등 검증되지 않은 발언으로 방역에 혼선을 주고 있다.

보건당국은 "부정확한 내용으로 현장에서 힘겹게 싸우는 의료진과 공무원을 비난하지 말아달라"고 여러 차례 자제를 당부했지만, 이러한 음모론은 보수단체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