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에 반전세로 사는 직장인 김모씨는 다음 달 계약 만기를 앞두고 고민에 빠졌다.
집주인과 기존 계약 조건인 보증금 3억4천만원, 월세 25만원에서 월세를 10만원 올리고 1년 더 살기로 구두 합의를 했는데, 최근 집주인이 마음을 바꿨기 때문이다.
김씨는 "집주인은 임대차 3법이 통과되면 임차인이 원할 경우 계약을 2년 연장해줘야 하고, 보증금 인상도 5% 넘게 하지 못하게 된다며 이번에 꼭 오른 시세에 맞춰 보증금 6억원짜리 전세로 전환하겠다고 한다"며 "당장 보증금 2억6천만원 올려주지 않으면 방을 빼야 할 판"이라고 한숨지었다.
김씨는 "이런 상황이 어이가 없지만, 솔직히 내가 집주인이라도 그렇게 할 것 같아 집주인이 나쁘다고 원망하지도 못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이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임대차 3법'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전문가들이 우려한 임대료 급등 및 공급 축소 현상이 서울에서 나타나고 있다.
집주인들이 법 통과 전 계약 갱신을 서두르며 보증금을 미리 올리려 하면서 전셋값이 뛰고 있고, 계약 만료되는 전세 물건의 재계약을 미루면서 전세 물건도 없어지고 있다.
마포구 공덕동 M 공인 대표는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를 강화하면서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집주인이 늘어 전세가 더 귀해졌고, 여기에 여당이 임대차 3법 추진에 속도를 내면서 지금 보증금을 올리지 않으면 안 되겠다며 조급해진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높여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지금 전세는 워낙 물건이 귀하기 때문에 세입자들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계약하면서 오른 값을 받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마포구 공덕동 공덕2삼성래미안 84.9㎡(이하 전용면적)는 16일 보증금 6억5천만원(12층)에 전세 계약이 이뤄져 역대 최고 가격을 찍었다.
같은 면적 전세가 올해 초 5억5천만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4월 6억원을 넘겼는데, 6개월 만에 1억원이 오른 것이다.
강동구 고덕동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84.8㎡는 17일 보증금 7억원(13층)에 전세 계약이 됐다.
4월 11일과 13일 각각 보증금 6억2천만원(16층·15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8천만원 올랐다.
성동구 금호동2가 래미안하이리버 114.3㎡는 14일 전세 보증금 9억원(5층)에 계약서를 써 2주 전인 지난 3일 같은층이 7억4천만원에 계약된 것보다 1억6천만원 높은 금액에 계약됐다.
서울의 전셋값은 한국감정원 조사 기준으로 지난주까지 55주 연속 상승했다.
임대차 3법 추진과 함께 정부가 실거주 요건을 강화하면서 전세를 빼고 직접 들어와 살겠다거나 법이 통과되면 잠시 집을 비워두겠다는 집주인들도 나오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D 공인 관계자는 "전세 계약 만기가 다가온 집주인 중에는 실거주 요건을 채우려 직접 들어오겠다는 사람도 있고, 해외·지방 거주로 실거주가 어려운 경우 그냥 집을 비워두고 전입신고를 해버리겠다는 움직임도 있다"며 "이 때문에 전세 물건 찾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했다.
강남구 압구정동 H 공인 대표는 "당장 전세 보증금을 올려 재계약할 수 없는 경우라면 일단 세입자를 내보내 놓고, 법 통과 뒤에 새 세입자를 받으려 집을 비워두려는 집주인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입자 보호를 위해 추진하는 임대차 3법의 시행 초기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집주인의 위장전입이나 이면계약 등 불법행위를 차단하도록 제도를 촘촘히 짜야 한다고 조언한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셋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충분한 물량 공급이 해결책"이라며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올해 신축 약정 방식의 매입임대주택 2917가구를 사들인다. 이 중 60%를 ‘미리 내 집’ 연계형인 신혼Ⅱ 유형으로 선보인다.4일 업계에 따르면 SH의 올해 매입 목표치는 총 5350가구다. 작년 매입한 이월 물량 1206가구와 지난해 사전 매입공고를 한 1000가구를 제외하고 이번에 2917가구 매입을 추진한다. 2917가구는 신혼Ⅰ, 신혼Ⅱ(미리 내 집 연계형), 일반, 청년, 임대형 기숙사 등 다섯 가지 유형으로 구성된다. 이 중 신혼Ⅱ 비율이 58.5%(1707가구)에 달한다.매입주택 공급 활성화와 매도자 자금지원 강화를 위해 올해 매입분부터는 인센티브를 도입한다. 매입공고부터 약정 체결까지의 기간을 8개월에서 5개월로 단축하고 총사업비의 90%까지 1금융권에서 저리로 대출받을 수 있도록 자금지원을 강화하는 게 대표적이다.이인혁 기자
두산건설이 이달 경기 남양주시 평내동에서 ‘두산위브더제니스 평내호평역 N49’(조감도)를 선보인다. 경춘선 평내호평역이 가까운 데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노선을 추진하는 등 교통 환경이 좋다는 평가가 나온다.이 단지는 평내동 660의 6 일대에 지하 5층~지상 최고 49층, 3개 동, 아파트 548가구와 상업시설로 조성된다. 수요자 선호도가 높은 전용 74·84㎡, 펜트하우스 등으로 구성된다.남양주는 GTX-B노선의 금융 조건 협의 등으로 이달 착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GTX-B노선은 인천 송도 인천대입구역과 남양주 마석을 연결하는 총길이 82.8㎞의 고속철도다. 여의도와 서울역에도 정차해 수도권 동부 거주자의 업무지구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GTX-B노선 호재에 힘입어 평내동 일대 아파트값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평내동 ‘e편한세상 평내메트로원’ 전용 84㎡는 지난 1월 6억2300만원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사업지 북쪽으로 이마트가 있다. 메가박스, 주민센터와 우체국 등도 가깝다.심은지 기자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신동아아파트(조감도)가 49층, 1903가구 규모로 재건축된다. 한강과 남산 조망이 가능한 랜드마크 단지로 재탄생할 것으로 전망된다.용산구는 오는 31일까지 ‘서빙고 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정비구역 및 정비계획(변경)(안)’ 공람 공고를 한다고 4일 밝혔다. 경의중앙선 서빙고역과 맞붙어 있는 이 단지는 1984년 최고 13층, 1326가구로 지어졌다. 재건축을 통해 최고 49층, 1903가구(임대주택 257가구 포함)로 탈바꿈한다.이 단지는 서울 남북 녹지축과 한강 수변축이 만나는 곳에 들어서 있다. 서울시와 용산구는 한강과 용산공원, 남산 등 자연 조망을 모두 누릴 수 있는 ‘경관 특화 단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용산공원과 한강으로 이어지는 보행자전용도로 2곳, 원활한 교통 개선을 위한 지하차도, 소공원 2곳 등을 신설할 계획이다.서울시는 이날 구로구 ‘오류동 4 일대 주택정비형 재개발사업’ 신속통합기획도 확정했다. 매봉산 자락에 있는 저층 노후 주거지가 최고 25층, 1250가구의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자연 경관을 살린 설계가 눈에 띈다. 서울시는 매봉산과 온수근린공원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순환형 보행녹지체계를 조성할 예정이다. 또 구릉지와 저층 주거지 인근에 중저층을, 중심부엔 고층을 배치하는 ‘텐트형 스카이라인’으로 조성할 방침이다.이인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