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다단계 판매업종으로까지 확대됐다. 누구를 통해 바이러스가 확산된 지 모르는데다 참석자 대부분이 고령층이라 피해가 커질 가능성도 높다. 방역당국은 수도권 지역 주민은 최대한 약속과 모임을 연기해달라고 당부했다.

4일 중앙방역대책본부와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2일 다단계식 건강용품판매업체인 리치웨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72·남)가 확인된 뒤 이곳과 연관된 확진자는 이날 오전 기준 최소 12명에 이른다.

서울 관악구 조원동에 있는 이 업체는 지난달 23일과 30일 판매원 교육과 세미나 등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미나 참석자는 대부분 노인이다. 참석한 노인이 주변 지인을 데려오는 다단계 방식으로 운영됐던 것으로 서울시는 파악했다. 직원 11명을 포함해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1일까지 방문자는 199명이다. 방역당국은 이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있다.

새 집단감염이 확인되면서 지난 3일 국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39명 늘었다. 전체 환자는 1만1629명이다. 신규 환자 중 국내 감염자는 33명인데 서울 13명, 경기 13명, 인천 7명 등 모두 수도권 환자다.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가 11명 늘어난 66명이다. 군포·안양 목회자 모임 관련 환자도 3명 추가돼 18명이 됐다. 대학생선교회 관련 확진자는 11명이다. 쿠팡물류센터 관련 확진자와 KB생명보험 텔레마케팅 영업점 확진자도 1명씩 추가돼 120명, 12명이 됐다.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3일까지 2주간 확진된 환자 507명 중 감염경로를 모르는 확진자는 45명으로 8.9%에 이른다. 국내 코로나19 재생산지수(R0·한 환자가 전파하는 환자수)는 5월 초 0.5~0.7을 기록했다가 이태원 클럽에서 확진자가 나온 뒤 다시 1.2~1.9로 늘었다. 방역당국은 이 수치가 0.5 정도로 낮아져야 코로나19를 통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4일 정례브리핑에서 정부 조직개편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립보건연구원의 기초연구와 성격이 다른 공중보건연구 기능을 확대해 질병관리청 소속 조직으로 만드는 협의를 하고 있다"고 했다. 국립보건연구원을 보건복지부 산하 조직으로 떼어내 질병관리본부 역할이 줄었다는 비판에 대한 해명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