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당정 협의를 거쳐 3일 발표하는 3차 추가경정예산안 규모가 35조3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역대 최대 규모다.

2일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국회에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난을 전달하고 “3차 추경을 (국회에서) 6월에 꼭 통과시켜 달라”며 3차 추경 규모를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어떻게 써야 하느냐 등을 잘 봐서 협조해드리겠다”고 답했다.

정부의 이번 3차 추경은 단일 규모로 역대 최대다. 1998년 외환위기 때 추경(13조9000억원)은 물론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추경(28조4000억원)보다도 많다.

1차 추경(11조7000억원)과 2차 추경(12조2000억원) 액수를 더하면 올해 정부의 추경 총액은 59조2000억원에 달한다. 올해 본예산(512조3000억원)의 11.6%에 해당한다. 3차 추경까지 포함하면 정부가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쓰는 돈은 28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대규모 재정 지출로 인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급격히 악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기준 38.1%였던 국가채무 비율은 올해 1~2차 추경 등으로 41.4%까지 올랐다. 3차 추경까지 감안하면 40%대 중반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선진국들보다 국가채무 비율이 낮긴 하지만 증가세가 몇 배로 가파른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는 당초 3차 추경 규모를 3일 세부 내역과 함께 발표할 계획이었다. 여기엔 정부의 자체적인 지출 구조조정 등 재원 조달 방안도 함께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강 수석이 청와대와 기획재정부, 국회와 언론 등이 한 엠바고 약속을 파기하고 추경 금액을 먼저 공개하면서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는 지적이 관가 안팎에서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정치권 일부에서 약속을 어기고 정책 내용 일부를 먼저 공개하는 일이 반복되면서 정책 효과가 저하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성수영/강영연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