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지수가 약 1년 만에 700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시가총액 상위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두각을 나타낸 바이오와 언택트(비대면) 종목이 많은 게 큰 영향을 미쳤다. 다만 주가와 실적 간 괴리가 커져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코스닥 700 넘어 연중 최고치…"실적 비해 너무 올랐다" 경고도
코스닥지수는 20일 1.78% 오른 708.76으로 마감했다. 지난해 4월 12일 767.85까지 올랐던 코스닥지수는 6월 27일 700선 아래로 떨어진 뒤 최근까지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전날 696.36(+0.8%)으로 마감해 연중 최고점(2월 17일 692.59)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 약 1년 만에 700선을 넘었다. 개인이 이달 들어서만 3013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외국인도 252억원어치를 순매수해 힘을 보탰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가 9.47% 하락하는 동안 코스닥지수는 5.81% 올랐다. 코스닥지수가 코스피지수에 비해 선전하는 것은 시가총액 상위권에 코로나19 상황에서 오히려 실적이 좋아질 수 있는 바이오와 언택트 종목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코스닥시장 시총 10위권 가운데 바이오주가 5개다.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주목받은 시총 4위 바이오주 씨젠은 2월 17일부터 이날까지 무려 246.82% 상승했다. 시총 5위인 게임주 펄어비스도 같은 기간 17.08% 올랐다.

공매도 금지로 개인의 투자심리가 좋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개인투자자는 공매도가 금지된 3월 16일부터 이날까지 코스닥시장에서 11조7713억원어치를 쓸어담았다. 하루 평균 순매수금액이 459억원이다. 직전 1년간 하루 평균 순매수금액(357억원)보다 규모가 크다.

다만 실적에 비해 주가가 너무 올랐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지난 19일 코스닥시장 전체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6.1배로 치솟았다. 특히 소형주의 12개월 선행 PER은 12일 13.0배로 에프앤가이드가 이 수치를 집계한 2011년 이후 최고치다. 임상시험 결과나 인허가 여부에 따라 주가가 급등락할 수 있는 신약 개발 바이오주가 시총 상위권에 다수 포진한 것도 부담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시장은 바이오를 비롯해 미래 수익이 확실치 않은 업체가 많다”며 “투자자 입장에서는 위험 요인”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