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재난긴급생활비’를 지급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을 통해 마련한 예산이 조기 소진됐다. 예상보다 더 많은 시민이 신청해서다. 서울시는 재난관리기금에서 예산을 끌어와 중위소득 100% 이하의 모든 신청 가구에 예정대로 재난긴급생활비를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지급 시기가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가 재난관리기금과 추경 편성을 통해 마련한 재난긴급생활비 관련 예산 3271억원이 지난 12일 모두 소진됐다. 재난긴급생활비는 정부가 지급하는 긴급재난지원금(코로나지원금)과 별도로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재원을 마련해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지급하는 지원금이다.

서울시는 당초 중위소득 100% 이하 117만7000가구 중 80%가량이 재난긴급생활비를 신청할 것으로 추산해 예산을 마련했지만 예상보다 신청자가 더 많이 몰려 예산이 조기 소진됐다. 서울시는 재난관리기금을 동원해 예산을 추가로 확보하면 재난긴급생활비를 지급하는 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재난관리기금은 각종 재난의 예방 및 복구에 들어가는 비용 부담을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매년 적립하는 법적의무기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예상보다 하루 이틀 정도 지급일이 늦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신청 기준을 만족하는 가구에는 차질 없이 재난긴급생활비를 지급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서울시는 신청 이후 지급까지 최소 7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