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고령화율과 아파트 가격 상승률간 음의 상관관계 뚜렷"

서울에서 자치구별로 고령화율과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뚜렷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어느 구의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 해당 지역의 노인층이 소비여력을 높이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해 고령화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의미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9일 '인구 고령화와 아파트 가격간 관계' 보고서에서 2000∼2019년 서울의 구별 고령화율과 아파트 가격 상승률간 관계를 분석, 이같이 주장했다.

지난해 현재 고령화율이 가장 낮은 지역은 송파(12.9%), 강남(13.0%), 서초(13.2%) 등 이른바 강남3구와 양천(13.3%)으로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른 지역이다.

이들 지역의 고령화율이 서울 평균(15.2%)보다 낮았다.

반대로 고령화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강북(19.3%), 중구(18.2%), 도봉(17.6%) 등이다.

특히 2000년에만 해도 금천(4.5%)과 구로(4.6%)는 고령화율이 서초(5.1%), 강남(4.9%), 송파(4.5%) 등 강남3구보다 낮았으나 지난해에 금천과 구로 모두 고령화율이 16.0%로 오르며 강남3구를 웃돌게 됐다.

강남과 같이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오른 지역의 노년층이 소비 여력을 늘리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고, 다른 지역의 고소득 중·장년층은 자녀 교육 등의 이유로 강남 지역으로 이주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어느 지역의 인구 고령화율이 높아지면 경제 활력이 떨어져 해당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고도 볼 수 있다.

"서울에서 아파트 가격 많이 오른 곳, 고령화율 낮아"
보고서는 아파트 가격이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아파트 가격의 변화율과 고령화율간 관계를 분석, 상관관계가 -0.25로 음의 관계가 미약하게 나타난다고 밝혔다.

2004∼2019년 기간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에 따른 왜곡을 제거하기 위해 분석 기간을 2004∼2009년과 2014∼2019년으로 구분했을 때 고령화율과 아파트 가격 변화율 사이에 뚜렷한 음의 관계가 발견됐다.

2004∼2009년에는 상관관계가 0.0으로 아무런 관련성이 보이지 않았으나 2014∼2019년에는 상관관계가 -0.72로 음의 관계가 명확했다.

윤성훈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들어 우리나라가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등 인구 고령화가 심화함에 따라 고령화와 아파트 가격간 상호 영향이 본격화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