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1일 LG전자가 출원한 'LG LED CINEMA'/사진=키프리스 캡처
지난 3월 31일 LG전자가 출원한 'LG LED CINEMA'/사진=키프리스 캡처
LG전자가 '차세대 스크린'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 시장 글로벌 1위 삼성전자 추격에 나섰다. 사이니지는 LG전자가 최근 호실적을 거두는 B2B(사업자간 거래) 사업의 한 축으로 본격 시장 공략을 위해 'LG LED 시네마' 브랜드를 내걸고 극장용 디지털 스크린 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어두운 상영관에서 영사기로 영화를 띄우는 기존 방식과 달리 TV처럼 초대형 LED(발광다이오드) 디지털 스크린이 직접 영화를 상영해 밝은 환경에서도 뚜렷한 화질을 구현하는 기술이 핵심이다.

17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글로벌 사이니지 시장점유율 1위(27.3%)를 달린 가운데 LG전자는 2위(12%)를 기록했다. 11년 연속 1위를 달성한 삼성전자가 앞서가고 LG전자가 뒤쫓는 구도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쓴 LG전자 B2B 사업 부문 BS사업본부는 올해도 태양광과 사이니지 시장에 힘을 준다. 사이니지는 향후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8%에 이르는 고성장 사업군. TV, PC, 모바일에 이은 '제4의 스크린'으로 불리는 사이니지는 공공장소나 상업공간에 설치되는 디스플레이로 고부가 상품으로 꼽힌다.

LG전자는 LED와 함께 투명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패널 등 프리미엄 사이니지 제품을 앞세운다. 투명 OLED는 화면이 투명해 패널 뒤 사물을 그대로 볼 수 있다. 백라이트가 없이 픽셀 스스로 빛을 내 투과율을 높이는 데 유리하다. LG전자는 사이니지 신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극장용 LED 스크린'/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선보인 '극장용 LED 스크린'/사진제공=삼성전자
특히 삼성전자가 앞서 진출한 극장용 디지털 스크린 시장 공략 여부가 이목을 끈다. LG전자는 최근 특허청에 'LG LED 시네마' 상표 출원을 완료했다. LED 전구를 광원으로 하는 LED 시네마는 스크린 자체가 발광해 영상을 재생하는 방식이다. LG전자는 해당 상표가 적용되는 상품으로 극장용 LED 사이니지, LED 디스플레이 장치 등을 등록했다.

극장용 LED 사이니지는 화면 왜곡 없이도 색 표현력이 극대화되는 게 특징. 초대형 TV라고 생각하면 된다. 영사기가 영상을 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영화 제작자가 추구하는 영상 표현력이 4K 이상 고화질 해상도로 스크린에 담긴다. 밝기도 영사기 대비 5~10배 높아 어두운 영화관이 아닌 조도가 높은 밝은 공간에서도 관람 가능한 신개념 극장을 만들 수 있다.

삼성전자는 극장용 LED 사이니지 사업에 적극적이다. 2017년 세계 최초로 극장용 LED 스크린을 선보인 데 이어 아예 별도 브랜드 '오닉스'를 설립했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프랑스 등 17개국 극장에 오닉스 스크린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 호주 등에도 새롭게 진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말까지 전세계 대형 스크린 중 10% 이상을 오닉스가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LG전자까지 이 사업에 뛰어들면 120년간 고착화된 극장의 '영사기' 시스템이 디지털로 전면 변화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상표 출원은 타 기업들과의 오해 소지 방지를 위한 통상적 기업활동 측면이 커 제품이 정식 출시되기 전까진 구체적 사항을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관련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은 사실이고 올해 사이니지에 보다 힘을 싣는 방향 자체도 맞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오닉스'가 적용된 CGV 왕십리 ‘씨네&리빙룸'/사진제공=CGV
삼성전자 '오닉스'가 적용된 CGV 왕십리 ‘씨네&리빙룸'/사진제공=CGV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