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4일(현지시간) 사망한 미국 남성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장소로 추정되는 크루즈선에서 21명이 코로나19 증상을 보이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주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그랜드 프린세스호에서 승객 11명과 승무원 10명이 코로나19 증상을 보이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 배는 현재 샌프란시스코항으로 돌아오고 있다.

그랜드 프린세스호는 지난달 10~21일 샌프란시스코와 멕시코를 왕복했다. 이후 21일부터는 하와이에 갔다가 멕시코를 거쳐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는 여정을 진행 중이었다. 뉴섬 주지사는 "첫 여행을 했던 승객 중 상당수가 계속 이 배에 머무르면서 두 번째 여행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크루즈선의 1차 여정에 참가했던 70대 남성이 지난달 21일 하선해 새크라멘토의 집으로 돌아간 뒤 코로나19 증세를 보였다. 그는 지난 3일 확진 판정을 받았고, 4일 사망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 크루즈선에서 또다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4일 확인했다. 확진자가 총 두 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20여명이 증상을 보이고 있어 향후 확진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는 이날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주 차원의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그랜드 프린세스호는 크루즈여행 전문업체인 프린세스크루즈 소속이다. 이 선사는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해 있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도 운영하고 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는 지난 3일 요코하마항에 조기 회항한 뒤 2주 넘게 격리됐다. 격리 기간 동안 탑승자의 20% 가까운 706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