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속 보건당국이 27일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 이와 함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본부장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가동했다.보건복지부는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 제1차 회의'를 열고 국내 지역사회에서 우한 폐렴 전파 가능성이 커진 점을 반영해 감염병 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했다.또한 이날부터 가동한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질병관리본부의 방역업무 지원과 지역사회 감염 확산 방지 업무를 맡는다.박능후 중앙사고수습본부장은 "위기경보 격상에 따라 선제적이고 단호한 조치를 시행할 필요가 있다"며 "관계부처와 지자체의 인력·시설·장비 등 가용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정부 차원에서 입체적이고 포괄적인 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밝혔다.앞서 정부는 중국 전역을 검역대상 오염지역으로 지정했다.또한 이달 28일부터는 감염병 사례 정의를 확대해 좀 더 철저한 검역과 환자 및 접촉자 모니터링 체계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소속 직원 50명과 국방부·경찰청·지방자치단체 등 약 200명이 검역 현장에 추가 배치될 계획이다.아울러 정부는 우한 폐렴 추가 확산에 대비해 의심환자 격리병상, 접촉자 격리시설 등을 선제적으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우산 국립중앙의료원 기능을 우한 폐렴 환자 진료 중심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공립병원이나 군 의료시설 등을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시·군·구별 보건소, 지방의료원, 공공보건의료기관, 응급의료기관 등에 선별 진료소를 지정하고 의료기관이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박 본부장은 "감염병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노력 외에도 국민들과 의료계의 협조가 무엇보다 절실한 상황"이라며 "손씻기와 기침예절, 중국 방문 후 감염증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의료기관 방문 전에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또는 보건소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이어 "의료계에서는 약품안심서비스(DUR), 해외여행력정보제공프로그램(ITS) 등을 통해 환자의 중국 여행력을 꼭 확인한 뒤 증상이 있으면 선별 진료를 해야 한다"며 "병원 내 감염 예방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한편, 이날까지 국내 우한 폐렴 확진자는 네 명으로 늘었다. 국내 네 번째 확진자는 중국 우한시에 방문했다가 지난 20일 귀국한 55세 한국인 남성이다. 네 번째 환자는 21일 감기 증세로 국내 의료기관을 방문했다가 25일 38도의 고열과 근육통이 발생해 의료기관을 재방문했고, 보건소에 신고돼 능동감시를 받았다.26일에는 근육통이 악화하면서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폐렴 진단을 받았고,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됐다.같은 날 국가지정입원치료병상인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격리돼 검사를 받았다. 이튿날인 27일 검사 결과, 우한 폐렴 확진자로 판명됐다.질병관리본부는 현재 네 번째 환자의 이동 동선 등을 따라 심층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26일 확진 판정을 받은 세 번째 환자(54세 남성·한국인)와 접촉한 사람을 총 74명으로 파악했다. 74명 중 1명인 호텔종사자가 증상을 나타내 격리 후 검사를 진행했으나 음성으로 확인됐다.세 번째 환자는 증상이 나타난 후 국내 의료기관을 방문했고, 호텔에 체류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환자가 장시간 체류한 시설인 의료기관과 호텔은 현재 환경소독을 마친 상태다. 세 번째 환자가 방문한 식당 등은 설 연휴기간으로 휴업한 곳이 많아 순차적으로 방역 조치를 진행 중이다.중국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우한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와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7일 오전 0시를 기준으로 중국 본토와 홍콩·마카오·대만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 사망자가 80명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확진자 수는 2744명으로 집계됐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참모들과 대책회의서 '선제조치' 지시…"필요시 군 의료인력·시설 활용""경제 미치는 영향 점검"…내일 홍남기 부총리 주재 긴급경제장관회의"모든 정보 투명공개·홍보강화"…30일 예정된 교육부 등 업무보고 연기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과 관련해 중국 우한 지역에서 입국한 사람들에 대한 전수 조사를 추진하라고 지시했다.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들과 오찬을 겸한 '우한폐렴' 대책회의에서 "증세가 뒤늦게 나타나기에 현재 어떻게 돼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에서 전했다.문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여달라. 발빠르게 대처하고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하라"며 "2차 감염을 통해 악화하는 것을 대비하려면 선제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또 정부 차원의 총력대응을 위해 "군의료 인력까지 필요하면 투입하고, 군 시설까지도 활용해 대비하라"고 지시했다.문 대통령은 "설 연휴 기간에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며 전체 상황을 지휘했었는데, 컨트롤타워에서 전체 국내외 상황까지 총체적으로 파악해 지휘를 적기에 제대로 해달라"고 강조했다.아울러 문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예의주시해 점검을 철저히 하라"고 말했다.이와 관련, 정부는 28일 오전 홍남기 경제부총리 주재로 긴급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윤 수석은 밝혔다.문 대통령은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국민에게 상황을 시시각각 전달해서 확산을 막도록 해달라"고 언급했다.특히 관련 증상이 있을 때 곧바로 병원에 가지 말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긴급 전화번호인 '1339'로 연락해 조치를 받도록 하는 정부 지침을 국민이 널리 알수 있도록 홍보도 강화해달라고 주문했다.문 대통령은 "국민이 손씻는 것을 기본적으로 알고 있다고는 하지만 이전에도 보면 실제로 실천하는 부분이 100%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그런 부분에 대한 홍보 강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총력 대응을 위해 30일로 예정됐던 교육부·보건복지부·여성가족부·식품의약품안전처에 대한 업무보고를 연기했다.이날 대책회의에는 노영민 비서실장, 김상조 정책실장, 정의용 안보실장 등 청와대 3실장과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들이 전원 참석했다./연합뉴스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이 지난해 4분기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3분기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4분기 국내 항공사들이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까지 더해져 올해 실적전망도 어둡다는 분석이 나온다.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대형항공사(FSC) 두 곳과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등 저비용항공사(LCC) 네 곳이 이번주부터 다음달 중순까지 지난해 4분기 실적을 연이어 발표한다.항공 및 증권업계에서는 전체 9개 항공사 모두 지난해 4분기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항공사별 영업손실(증권사 추정치 평균)은 아시아나항공이 893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제주항공도 큰 폭의 영업손실(-408억원)을 낸 것으로 추산됐다.지난해 3분기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1179억원)을 기록했던 대한항공도 4분기에는 적자 전환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30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은 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일본과 홍콩 노선 수요 부진, 동남아시아와 중국 노선 경쟁 심화에 따라 대한항공도 적자로 돌아섰을 것”이라고 설명했다.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305억원)를 비롯해 티웨이항공(-254억원), 에어부산(-259억원) 등도 영업손실을 면치 못한 것으로 추정됐다. 비상장사인 이스타항공과 에어서울, 플라이강원은 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지만, 업계에선 이들도 적자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올 들어 우한 폐렴 사태까지 가세하면서 항공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인천∼우한 노선을 주 4회 운항하던 대한항공은 지난 24일부터 31일까지 해당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티웨이항공도 21일 신규 취항 예정이던 인천~우한 노선을 잠정 중단했다.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