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문학상 중 하나인 '이상문학상'이 6일 정오에 올해 제44회 수상자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갑자기 발표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이상문학상을 주관하는 문학사상사는 이날 정오 광화문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제44회 대상과 우수상 수상자를 공개하고 대상 수상자 인터뷰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간담회 시간을 두 시간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기자간담회 연기를 공지했다.

연기 사유는 우수상 수상자로 통보받은 소설가 김금희(41)가 수상을 거부한 사태와 관련 있다고 문학사상사 측은 전했다.

문학사상사 관계자는 "수상 거부 문제가 논란이 된 만큼 간담회에서 질문이 나올 텐데, 갑작스럽게 답변하는 것보다 내부적으로 올바른 답안을 찾아서 확정한 뒤 답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문학사상사는 조만간 수상자 발표 날짜를 다시 확정할 예정이다.

앞서 김금희는 전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수상작 저작권을 3년간 출판사에 양도하고 작가 개인 단편집에 실을 때도 표제작으로 내세울 수 없다'는 출판사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어 상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상문학상, '수상거부 논란'에 돌연 수상자 발표 연기
문학사상사가 1977년 제정한 이상문학상은 전통과 권위를 자부한다.

대상과 우수상 작품을 엮어 매년 1월 수상작품집을 발간하는데, 수상자가 스스로 상을 반납한 건 이례적이다.

김금희는 "작가의 권리를 취하면서 주는 건 상이 아니지 않느냐. 작가를 존중하는 행동이 아니다"라면서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이 전통 있는 상을 계속 그런 식으로 운영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문제를 제기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문학사상사와 기존 수상자들에 따르면 이런 문구가 계약서에 들어간 것은 지난해 43회 이상문학상 수상작품집부터다.

문학사상사 측은 이번에 문제가 된 규정을 삭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