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새 아파트, 노후 아파트 거래가격 '역전'

마용성 새 아파트, 고가에 거래
강남 재건축 기대감 낮아, 상승률 상대적으로 떨어져
제주 제외, 전국에서 새 아파트 가격 더 높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마포 아파트 단지들 전경

서울에서 올해 처음으로 입주 5년 이하의 새 아파트가 입주한 지 30년을 초과한 노후 아파트에 비해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그동안 지방에서는 새 아파트의 인기가 지속됐지만, 서울은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으로 노후 아파트가 높게 거래됐다.

(주)직방에 따르면, 올해 서울 새 아파트의 3.3㎡당 매매 거래가격은 3530만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노후 아파트의 거래가격(3263만원)과 비교할 때 높은 수준이며, 둘의 가격차이는 0.92배로 집계됐다.

2015년~2018년 1.23배~1.26배를 유지한 것과 달리 빠르게 노후 아파트와 신규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줄어들었다. 지난해만해도 서울 새 아파트 가격은 2862만원, 노후 아파트는 3036만원으로 노후 아파트가 더 높게 거래됐다. 이는 강남3구를 중심으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단지들의 매매가가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해들어 강남3구(강남구, 서초구, 송파구)는 1.01배까지 격차가 줄어들었다.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가운데 정부의 잇단 규제로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것도 요인으로 보인다. 물론 노후 아파트도 상승했지만, 새 아파트의 상승률을 따라가지는 못했다. 새 아파트들이 몰려 있는 마용성(마포구, 용산구, 성동구)으로 수요가 몰리면서, 0.89배로 신규 아파트가 노후 아파트에 비해 높은 가격에 거래가 형성됐다.

신규 아파트는 상대적으로 거래가격의 상승폭이 커지는 모습이다. 기존 강남3구를 중심으로 형성되던 고가 아파트 거래시장이 마포구, 용산구, 성동구 등의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고가 아파트 시장의 확대와 함께 입주시점에서 높아진 분양가에 맞춰서 거래가격이 형성되는 것도 신규 아파트의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시도별 신규 아파트 대비 노후 아파트 3.3㎡당 매매가격은 제주를 제외하고는 모든 지역에서 노후 아파트 보다 신규 아파트가 높은 가격에 거래가 이루어졌다. 새 아파트와의 가격차이가 지난해 대비 더욱 벌어졌다.

경기도는 노후 아파트와 신규 아파트의 가격 격차가 더 커지면서 신규 아파트 대비 노후 아파트 3.3㎡당 매매거래가격이 2018년 0.87배에서 2019년 0.79배로 조사됐다. 인천은 비슷한 가격 차이가 유지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2019년 0.56배로 나타났다. 부산 0.79, 대구 0.77, 울산 0.77배로 노후 아파트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추세가 이어졌다.

직방 관계자는 "신규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이 가격 역전 현상과 함께 차이가 더 커지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며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거래가 재개되는 시점에서 신규 아파트의 가격은 더 크게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