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사고 계기 경기도 148곳 단속…'신종자유업종' 소방관리 강화
"스프링클러 헤드만 눈속임 설치, 초기진화 못 해"…법 개정 건의

실용음악을 전공하려는 입시생들이나 취미로 배우려는 동호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음악연습실이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다중이용업소법)을 적용받지 않는 신종자유업종으로 분류돼 화재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화재 무방비' 음악연습실…다중이용업소서 제외 안전사각지대
이에 따라 경기도는 28일 도내 음악연습실 148곳에 대해 다중이용업소에 준하는 화재안전 설비를 갖추도록 불시 단속을 시행하고 안전시설 설치도 권고하는 등의 '음악연습실 화재 관련 안전관리대책'을 발표했다.

이는 지난 21일 성남시 분당구 한 음악연습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데 따른 조치로,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도에 따르면 불이 난 음악연습실은 지하 3층, 지상 5층 건물 내 지하 1층에서 운영 중이었으며 화재 당시 총 15개실에서 10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었다.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작동했으나 화재가 시작된 9호실에는 스프링클러 헤드만 설치된 채 소화수 공급 배관이 연결되지 않아 초기 진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도 소방재난본부 소방특별사법경찰은 위법이 확인되면 소방시설 공사업자 등에 대해 법적 조치할 계획이다.

'화재 무방비' 음악연습실…다중이용업소서 제외 안전사각지대
음악연습실은 일정한 안전관리기준을 기준을 갖춰야 하는 다중이용업소법 적용을 받지 않고 '신종자유업종'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소방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관할세무서에 사업자등록만 하고 영업할 수 있는 제도적인 문제점이 지적됐다.

내부구조를 소규모로 구획한 것은 물론 취사나 숙식을 할 수 있게 샤워장이나 주방 등이 설치돼 화재 위험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방음시설 때문에 외부에서 화재 발생을 알기 어려운 구조인 데다 가연성 내장재를 사용하고 비상구도 없어 대형사고 위험에 놓여 있다.

도는 이번에 소방패트롤팀 40개반 80명을 가동해 시설 임의 변경이나 스프링클러 눈속임 설치 등을 집중 단속한다.

아울러 서한문 발송과 현장 방문을 통해 노래방과 같이 다중이용업소에 준하는 안전시설을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다중이용업소법을 적용받도록 중앙부처에 건의해 법령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나아가 도는 향후 단속범위를 '키즈카페' 등과 같은 신종자유업종 전체로 확대할 방침이다.

'화재 무방비' 음악연습실…다중이용업소서 제외 안전사각지대
현행 다중이용업소법을 적용받는 시설은 단란주점, 유흥주점, 골프연습장, 찜질방, 산후조리원 등 19개 업종이다.

음악연습실, 방탈출카페, 키즈카페 등은 다중이용업소법 적용에서 제외돼 신종자유업종으로 분류된다.

다중이용업소법을 적용받으면 스프링클러, 비상구 등 소화·피난설비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것은 물론 영업주가 분기마다 소방시설을 점검하고 정기적으로 안전교육을 받아야 한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분당 음악연습실 화재와 관련, "현재까지 관계자 진술 등을 종합할 때 LPG 성분이 포함된 스프레이식 먼지제거제를 취급하다가 미상의 점화원에 의해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잠정 추정하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며 "같은 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화재 무방비' 음악연습실…다중이용업소서 제외 안전사각지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