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과 월드컵 예선전 예정…"사우디 정책의 변화"

사우디아라비아 축구대표팀은 14일(현지시간) 이슬람교 및 유대교의 성지이자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을 방문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이스라엘 언론과 AFP통신이 전했다.

사우디 축구대표팀과 사우디축구협회 관계자 등 20여명은 이날 동예루살렘 올드시티(구시가지)의 템플마운트를 찾아 알아크사 모스크(이슬람사원)에서 기도했다.

알아크사 모스크는 사우디의 메카, 메디나와 더불어 이슬람 3대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사우디 축구대표팀은 지난 13일 요르단을 거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행정수도 격인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에 도착했다.

이들은 15일 라말라 남부에서 팔레스타인 대표팀과 2020년 월드컵 예선전을 치를 예정이다.

사우디 축구대표팀, 이례적으로 예루살렘 방문
사우디 축구대표팀의 예루살렘과 요르단강 서안 방문은 이례적이다.

아랍국가들의 축구대표팀은 그동안 팔레스타인 대표팀과 제3국가에서 경기를 치러왔다.

아랍국가들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이나 예루살렘을 방문하려면 불편한 관계인 이스라엘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아랍국가들은 역사적으로 이스라엘과 수차례 전쟁을 치렀고 팔레스타인 분쟁 등으로 이스라엘과 갈등을 빚어왔다.

이스라엘은 1967년 제3차 중동전쟁(이른바 6일 전쟁)에서 승리한 뒤 동예루살렘을 점령했으며 팔레스타인은 동예루살렘을 미래의 독립국 수도로 여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사우디 축구대표팀의 팔레스타인과 예루살렘 방문에 대해 "왕국(사우디)의 정책 변화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아랍국가들의 이스라엘 보이콧 정책이 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스라엘은 최근 걸프지역 아랍국가들과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스라엘 외무장관인 이스라엘 카츠는 지난 6일 걸프지역 국가들과 오랜 분쟁을 종식하는 노력으로 불가침조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국제사회에서 외교적 위상을 강화하고 중동의 앙숙 이란에 맞서기 위한 '우군 만들기'에 적극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