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미국 케임브리지 켄들스퀘어에 있는 매사추세츠공대(MIT) 데이비드 코크 암센터. ‘바이오학계 아인슈타인’으로 불리는 로버트 랭어 MIT 교수의 연구소가 이 빌딩 6층을 통째 임차하고 있다. 한 해 연구비가 1000만달러가 넘고 연구인력이 140명에 달하는 초대형 연구소다.

랭어 교수는 “서로 다른 기술과 학문의 융합, 소통이 기술 혁신의 원동력”이라며 “우리 연구소만 해도 화학, 재료공학, 생명과학, 전자공학, 기계공학, 의학 등 바이오와 관련 있는 모든 학문의 인재들이 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코크 암센터도 이종 학문 간 융합을 위해 지어졌다. MIT의 공학·과학 기술을 암 연구에 활용하자는 취지다. 맞은편엔 MIT와 하버드대가 함께 세운 생명과학 연구소인 브로드 연구소가 있다. 동쪽으로 5분만 걸어가면 재건축 중인 구글과 보잉의 빌딩을 볼 수 있다.

보잉 건물 뒤편 MIT 캠퍼스에선 곧 ‘MIT 슈워츠먼 컴퓨팅 칼리지’ 빌딩 공사가 시작된다. 인공지능(AI) 인재를 키우기 위해 MIT가 69년 만에 신설하는 조직이다.

서울 삼성동의 절반 크기(1.5㎢)인 켄들스퀘어엔 지난 15년간 바이오와 AI 기업 1000여 곳이 몰려들었다. 김종성 보스턴대 경영대 교수는 “한정된 지역에 인력과 자원을 집중시켜 단기간에 세계 최대의 바이오 클러스터를 구축했다”고 말했다.

케임브리지=좌동욱 특파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