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언어처럼 배워야…학부생 45%가 전공"
“인공지능(AI)이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꿀 것이다. 이런 시대적 변화를 따라가기 위해서는 대학도 과거엔 볼 수 없던 혁신적인 조직을 꾸려야 한다.”

댄 허튼로처 MIT 슈워츠먼 컴퓨팅 칼리지(슈워츠먼 칼리지) 학장(사진)은 지난달 30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슈워츠먼 칼리지는 모든 MIT 학생의 컴퓨터 활용 능력을 키우기 위해 설립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슈워츠먼 칼리지는 ‘MIT 학생은 AI를 언어처럼 배워야 한다’는 취지로 새로 출범한 단과대학이다. 지난해 10월 첫 구상이 발표된 뒤 약 1년간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달 첫 학기를 시작했다. 초대 학장으로 선임된 허튼로처는 아마존과 코닝의 이사회 멤버로도 활동하고 있어 산업 현장의 최신 기술 흐름에 해박하다는 평가다.

허튼로처 학장은 새로 대학을 만든 이유를 묻는 말에 “MIT 학부생의 45%가 전자 기계 및 컴퓨터 과학(EECS)과 같은 AI 관련 학과를 지원하고 있다”며 “대학 외부뿐 아니라 내부에서 밀려오는 이런 새로운 물결에 중장기 전략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슈워츠먼 칼리지는 MIT의 여러 조직에 흩어져 있는 AI 등 컴퓨터 과학 관련 연구와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라며 “다만 대학 조직과 역할이 제대로 정립되는 데 수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대학 운영과 관련해 “기존의 전통적인 대학 조직과 달리 유연하고 통합적으로 꾸려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MIT에는 과학, 공학, 건축설계, 경영, 인문예술사회과학 등 5개 학부(school) 조직이 있다. 슈워츠먼 칼리지는 이들 5개 학부에 속하지 않는 독립적인 단과대학으로서 협력이 필요할 경우 공동학과, 겸임교수와 같은 형식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허튼로처 학장은 “첫 학기엔 MIT에서 인원이 가장 많은 학과인 EECS를 슈워츠먼 칼리지와 공과대학의 공동학과로 운영하기로 했다”며 “기존에 있던 AI 관련 학과와 연구 조직은 점진적으로 슈워츠먼 칼리지에 편입될 것”이라고 했다. MIT 관계자는 “겸임교수, 공동학과는 과거에 없던 조직”이라며 “학생, 교수도 슈워츠먼 칼리지의 미래를 매우 궁금해한다”고 전했다.

케임브리지=좌동욱 특파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