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연구비만 지원 말고 캠퍼스로 들어가야"
“연구비만 지원해서는 대학과 의미있는 협력관계가 될 수 없습니다. 기업의 핵심 연구진이 대학 생태계로 들어가 함께 호흡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데이비드 콕스 MIT-IBM 왓슨 인공지능(AI)연구소장(사진)은 지난 1일 케임브리지의 연구소에서 한 인터뷰에서 “대학교수들이 친자식처럼 생각하는 전도유망한 학생들을 기업에 파견할 수 있을 정도의 끈끈한 신뢰관계를 대학과 구축해야 공동 연구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AI연구소는 IBM이 2017년 9월 매사추세츠공대(MIT)와 AI 분야 공동 연구에 10년간 2억40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출범했다. 콕스 소장은 하버드대의 생명과학 분야 교수로 11년간 재직하다 AI연구소의 초대 소장으로 합류했다.

그는 “올해 출범 75주년으로, 4300명이 넘는 연구원을 거느리고 있는 IBM 연구센터가 대학과 공동 연구 조직을 꾸린 것은 AI연구소가 처음”이라며 “AI라는 전례 없는 기술에 적응하려는 기업의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MIT를 파트너로 삼은 이유에 관해선 “보스턴과 케임브리지 지역의 60여 개 대학 가운데 바이오와 AI 분야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며 “기업과의 소통에 능하고 삶에 적용될 수 있는 연구를 선호하는 실용적인 학풍도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콕스 소장은 연구소 출범 2년의 성과가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AI연구소가 최근 1년6개월 동안 쓴 논문만 100편이 넘는다”며 “MIT 교수들도 논문의 양과 질에 놀라고 있다”고 했다. 연구소 인력은 100명을 넘어섰고 MIT와 IBM 소속 비율이 6 대 4 정도라고 그는 부연했다.

콕스 소장은 “켄들스퀘어로 몰려드는 바이오와 정보기술(IT) 간 융합이 앞으로 AI 분야에서 새로운 혁신을 이뤄낼 것”이라며 “AI연구소를 IBM의 기존 글로벌 고객이 최신 AI 연구 동향 흐름을 파악하고 연구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키워갈 것”이라며 “최근 삼성전자 등 네 곳의 글로벌 기업이 AI연구소의 파트너가 돼 공동 투자를 하기로 했다”고 했다.

케임브리지=좌동욱 특파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