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전세계 타격할 수 있는 ICBM 둥펑-41 등 신무기에 환호
철통 통제 속 사상 최대 열병식…중국인들 '자부심' 고취 효과
샤오미 대표 레이쥔·피아니스트 랑랑 등 유명인도 퍼레이드 참가
中 건국70돌…첨단 무기 선보인 톈안먼광장에 '애국주의' 고조(종합)
회색빛 하늘을 가르는 굉음이 멀리서 들려오자 톈안먼(天安門) 광장을 가득 메운 3만여 관중은 일제히 고개를 들었다.

중국 공군의 항공기 20대가 함께 숫자 '70'을 그리면서 광장을 동쪽에서 서쪽으로 가로질러 날았다.

앞서 오전 10시가 막 지났을 때는 5분간 예포 70발이 발사됐다.

1일은 사회주의 중국이 70돌을 맞은 날이다.

중국 공산당은 소련 공산당의 69년 집권 기록을 뛰어넘었다.

아침부터 소셜미디어 위챗이나 웨이보는 신중국 건국 70주년을 축하하는 메시지와 오성홍기 사진으로 넘쳐났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949년 10월 1일 마오쩌둥이 건국을 선포했던 베이징 톈안먼 성루에 올라 "위대한 중화인민공화국 만세", "위대한 중국공산당 만세", "위대한 중국 인민 만세"를 잇달아 외쳤고 광장을 가득 메운 관중은 박수로 화답했다.

1949년에는 공군 전력이 부족했던 탓에 저우언라이 총리의 지시로 항공기 편대가 2차례 비행해야 했다.

하지만 70년 뒤 중국군은 사상 최대 규모의 열병식에서 태평양 건너 미국까지 위협할 수 있는 막강한 전력을 뽐냈다.

中 건국70돌…첨단 무기 선보인 톈안먼광장에 '애국주의' 고조(종합)
훙(轟·H)-6N 장거리 전략폭격기가 처음 등장해 박수를 받았다.

훙(轟·H)-6K 폭격기와 첫 스텔스 전투기 젠-20, 함재기 젠-15와 함재기와 첨단전투기 젠-16 등이 귀를 찢는 소리를 내며 미세먼지로 뿌연 베이징 하늘을 수놓았다.

최신형 초음속 정찰 드론 DR-8도 위용을 자랑했다.

또 공격용 드론인 공지(GJ)-2와 공지-11도 등장했다.

특히 둥펑(東風·DF)-17 미사일과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진 둥펑-100 초음속 미사일에 이어 미국 본토를 포함해 세계 어느 곳이든 타격할 수 있는 첨단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둥펑(東風·DF)-41'이 예상대로 첫선을 보여 큰 관심을 끌었다.

중국이 무역전쟁 상대인 미국에 "근육"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이 중국 군사 전문가들의 말이었다.

中 건국70돌…첨단 무기 선보인 톈안먼광장에 '애국주의' 고조(종합)
군인 1만5천명이 참석한 열병식이 80분만에 끝난 뒤 10만 군중이 참여하는 퍼레이드가 열렸다.

마오쩌둥이 톈안먼에서 건국을 선포하는 장면을 시작으로 덩샤오핑과 장쩌민, 후진타오를 거쳐 시진핑까지 시대별 테마가 이어졌다.

시진핑의 초상화가 톈안먼 앞을 지날 때 청중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자리에 일어섰다.

관람객들이 자리에서 일어서면 제지하던 진행요원들도 못 본 체하며 내버려 뒀다.

고속철도와 항공기, 위성, 5G 이동통신 등 과학기술의 성과를 보여주며 중국의 힘을 자랑했다.

생태와 샤오캉 사회(의식주 걱정이 없는 비교적 풍족한 사회) 등 미래에 대한 메시지도 담겼다.

이날 퍼레이드에는 유명 인사들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 제조업의 상징이 된 샤오미(小米) 레이쥔(雷軍) 회장을 비롯해 중국 유명 피아니스트 랑랑(郞朗), 애국주의 영화 '잔랑(戰狼)2'와 '유랑지구'의 주인공 배우 우징(吳京) 등이 퍼레이드에 참여했다.

국경절 직전 2019 여자 배구 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중국 여자 대표팀도 퍼레이드에 깜짝 등장했다.

퍼레이드 마지막에는 '나와 나의 조국' 노래에 맞춰 평화의 상징인 비둘기 7만 마리와 풍선 7만 개가 하늘을 수 놓으며 열병식을 포함해 2시간 40분에 걸친 건국 70주년 행사는 막을 내렸다.

낮 최고 기온이 30도까지 오른 이날의 행사가 사전 대기 시간을 포함해 5시간가량 이어지면서 일부 정치 원로는 퍼레이드 중간에 자리를 비우기도 했다.

시 주석 역시 열병식이 끝나고 이어진 퍼레이드 중간에 잠시 주석단에 마련된 좌석에 앉아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이날 베이징 시내는 톈안먼 앞을 지나는 도로를 포함한 중심부 도로가 차단되고 지하철 운행이 중단됐으며 오전 한때 항공기 이착륙이 금지되는 등 철통같은 통제 속에 열병식이 열렸다.

中 건국70돌…첨단 무기 선보인 톈안먼광장에 '애국주의' 고조(종합)
곳곳에서 중국인들의 자부심을 고취하려는 의도와 효과가 드러났다.

시 주석은 이날 연설에서도 자랑스러운 중국을 강조했다.

톈안먼광장에서 만난 참석자 겅청씨는 "우리나라가 날로 강해지는 모습을 보고 중국인으로서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이런 규모가 큰 열병식을 치르는 것도 큰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군사, 경제 등 각 분야에서 획기적인 도약을 할 것으로 굳게 믿는다.

앞으로 10∼20년간 이런 변화는 더욱더 빠르고 커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른 참석자는 "우리 모두 조국을 정말 자랑스러워한다.

중국인으로 어디를 가든 당당하며 겁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