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못 만들던 인천 신일철공소 보존 여부 주민 의견 따르기로
국내 목선(木船) 건조기술의 역사를 간직한 인천 신일철공소의 보존 여부가 주민 의견에 따라 판가름 날 전망이다.

인천시 동구는 최근 2차 도시유적위원회를 열어 동구 만석동 신일철공소의 보존 방안을 논의한 결과 우선 인근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이는 1·2차 위원회에서 전문가와 마을 관계자 9명의 의견이 제각기 갈린 데 따른 것이다.

위원회에서는 낡은 철공소 건물은 철거하되 그에 대한 기록을 전시해 남기자는 의견과 함께 건물이 가지는 의미가 큰 만큼 보강·수리를 거쳐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마을박물관이나 커뮤니티 공간 등으로 활용하자는 방안도 제시됐다.

구는 이에 따라 주민 의견을 들은 뒤 해당 철공소 건물을 매입한 관할 도시재생과에서 최종적으로 보존 방안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동구 도시재생과 관계자는 "2차 자문에서도 의견이 다 달라 주민들의 의견을 먼저 들어보기로 했다"며 "의견을 수렴할 주민 범위와 조사 방법을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신일철공소는 1974년부터 2007년까지 대장장이인 고 박상규씨가 운영하던 대장간으로 목선 건조 때 사용하는 철제 못인 '배 못'을 생산하던 곳이다.

1970년대 목선이 쇠락하면서 철공소도 대부분 사라졌지만 신일철공소는 명맥을 유지하다가 2007년 박씨가 고인이 된 후 문을 닫게 됐다.

이곳에는 아직 그가 사용하던 시설과 장비가 그대로 남아 있다.

동구는 그러나 이 철공소가 인천시 지원 도시재생사업인 '만석주꾸미 더불어마을 사업' 부지에 포함되자 철거 여부를 검토했다.

인근 어린이집도 철공소 건물이 오래돼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며 철거 요구 민원을 제기했지만,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목선 건조기술 역사가 깃든 철공소를 보존해야 한다며 반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