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승은 아니고 다승왕을 목표로 하겠다.

"(한국 바둑랭킹 1위 신진서 9단)
"저는 부족하지만, 팀원들이 도와준다면 최우수선수(MVP)도 가능하지 않을까.

"(한국 바둑랭킹 2위 박정환 9단)
한국 최고의 바둑 기사들이 총출동하는 국내 최대 바둑기전 KB국민은행 바둑리그가 2019-2020시즌 막을 올렸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KB바둑리그가 24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19-2020시즌 개막식을 열고 6개월간의 레이스를 시작했다.

이번 바둑리그는 신생팀 4개 팀이 합류해 참가 팀이 9개로 확장됐고, 장고 바둑의 확대, 소셜 미디어(SNS) 중계 등으로 새 단장을 한 것이 특징이다.

신진서 9단은 신생팀 '셀트리온'의 주장을 맡아 돌풍의 주역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신진서는 "작년, 재작년에는 리그에서 전승을 목표로 한다고 했는데, 괜한 부담감을 느꼈다.

올해는 전승은 아니고 일반적인 다승왕을 목표로 하겠다"고 자신감 넘치면서도 겸손한 각오를 밝혔다.

셀트리온의 대국 첫 상대는 정관장 황진단이다.

정관장 황진단은 지난 시즌까지는 신진서 9단을 주장으로 내세웠지만, 이번 시즌에는 이동훈 9단을 새 주장으로 영입해 전열을 재정비했다.

이동훈 9단은 "저의 실력을 믿는다.

바둑리그는 단체전이므로 팀이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임전 소감을 말했다.

2006년 출범한 최장수 팀인 GS칼텍스 킥스는 김지석 9단 등 작년에 함께한 선수·감독 그대로 새 시즌을 맞아 '의리'를 과시했다.

김지석 9단은 "가장 큰 목표는 우승이다.

작은 목표가 있다면 개인 10승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정규시즌·포스트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한 포스코켐텍은 지난해 우승 주역이자 MVP에 선정된 변상일 9단을 새로운 주장으로 선임했다.

변상일 9단은 "처음 주장을 맡았는데 아직 실감이 안 난다.

13∼14승은 거두겠다"며 MVP를 이은 다승왕 욕심을 드러냈다.

한국물가정보의 주장 신민준 9단은 첫 대결 상대인 화성시 코리요의 에이스 박정환 9단에 대해 "누구와 대결해도 결과는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박정환 9단은 너무 강해서 승부는 어렵겠지만 많이 배울 것 같다"고 기대했다.

화성시 코리요 주장 박정환 9단도 "신민준 9단의 실력이 저보다 강하지 않을까 싶다.

저도 많이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또 안경을 벗은 새로운 모습으로 행사에 참석한 박정환 9단은 "팀원들이 도와준다면 개인 통산 4번째 MVP도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신생팀 수려한 합천의 주장 박영훈 9단은 "장고 대국이 늘어났는데, 제가 장고판의 황제라는 말은 옛이야기 같다.

그러나 저도 이제는 속기파 같다"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신생팀 홈앤쇼핑의 주장 이영구 9단은 "예전에는 또래와 두면 꼭 이기고 싶었는데, 요즘은 또래와 두는 게 즐겁다"며 베테랑의 여유와 저력을 드러냈다.

마지막 신생팀 사이버오로의 나현 9단은 "제가 주장을 맡았을 때 성적이 좋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개막식에는 성채현 KB국민은행 소비자브랜드전략그룹 대표, 오제세 의원, 윤호중 의원, 임채정 한국기원 총재, 9개 팀 단장과 선수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까지는 제한시간 각자 1시간(초읽기 1분 1회) 장고 바둑 1판과 속기(각자 10분, 초읽기 40초 5회) 대국 4판 등 총 5판의 대국으로 승부를 가렸다.

올해는 속기 대국을 3판으로 줄이고, 각자 2시간(초읽기 1분 1회)짜리 장고 바둑을 추가했다.

바둑리그 우승 상금은 2억원, 준우승 상금은 1억원이다.

3위는 5천만원, 4위는 2천500만원의 상금을 받는다.

장고 대국은 승자 350만원, 패자 70만원의 대국료, 속기 대국은 승자 310만원, 패자 60만원의 대국료가 별도로 걸려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