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창흠 LH사장 "3기 신도시, 서울의 부도심으로 키워야"
지난 4월 취임한 변창흠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사진)이 3기 신도시를 ‘일자리·교통·주거’ 3박자가 어우러진 서울의 부도심으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특정 건설사가 공동주택 용지를 독식하는 것을 막기 위해 추첨제 분양을 축소하고 설계 공모를 통한 택지 분양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23일 변 사장은 “경기 고양 창릉신도시 인근 대곡역은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과 대곡소사선 등 6개 노선이 만나고, 남양주 왕숙지구는 GTX B노선 등 4개 노선이 지나가 사실상 새로운 거대 도시를 만들 교통여건을 갖추고 있다”며 “고양·남양주·부천 등에 조성하는 신도시를 서울의 부도심으로 만들어 주요 회사를 유치하고 서울의 주택 수요를 분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공공택지 아파트 용지를 일부 중견 건설사들이 독식하고 있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설계 공모를 개선책으로 내놓았다. 그는 “땅값을 미리 정해주고 추첨으로 ‘운’에 맡겨 용지를 분양하는 것보다 정해진 값에 더욱 훌륭한 설계안을 들고 오는 업체에 토지를 분양하는 것이 더 낫다고 본다”며 “설계 공모형 공급 방식을 적극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공공아파트의 공급 방식도 수요자의 선택권을 넓히는 차원에서 다양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변 사장은 “앞으로 공공주택 분양 방식이 분양주택과 장기임대주택 등 두 가지만 남게 된다”며 “분양주택을 장만할 여유가 없는 국민이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도록 중간 영역의 주택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환매조건부 주택이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 협동조합·공유형 주택 등 다양한 중간 유형의 주택 모델을 개발해 자가주택 보유율을 점진적으로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의 공약사업으로 추진 중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대해서는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만든 것이 도시재생 뉴딜 사업”이라며 “인허가와 설계, 영향평가 등을 병행 추진하는 패스트트랙을 통해 실행력을 가진 성과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연내 19개 사업의 인허가, 12개 사업의 착공을 완료할 계획이다. LH는 95개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 중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서는 현 상황에서 도입을 피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강남에 3.3㎡당 5000만원짜리 아파트가 분양된다면 집값이 안정되겠느냐”며 “다만 상한제 시행 이후 공급 부족에 대비해 안정적인 추가 공급 확보 수단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변 사장은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출신으로 서울시 도시개발공사 선임연구원, 서울시정개발연구원(현 서울연구원) 연구위원, 노무현 정부 국가균형위원회 및 동북아경제중심추진위원회 전문위원,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등을 지냈다.

이정선 기자 leew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