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서 안도한 은수미 곧 2라운드·백군기는 항소심 선고앞둬
김상돈 의왕시장·엄태준 이천시장은 시장직 유지 확정

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경기남부 지역 단체장들이 항소심과 상고심을 거치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선출직 공무원은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경기남부 단체장들 재판서 희비갈려…이재명 위기·우석제 상실
지난해 6·13 지방선거 과정에서 이 같은 혐의로 기소된 경기남부 지역 기초단체장 이상 당선인은 총 6명으로, 대법원의 최종 판단만을 남겨둔 이재명 경기지사를 비롯한 단체장들의 정치 명운에 관심이 쏠린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1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우석제 안성시장의 상고심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로써 경기 남부지역에서 공직을 상실한 첫 사례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우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선거관리위원회에 재산 신고를 하면서 40억원가량의 빚을 누락한 혐의로 1심과 2심에서 각각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경기남부 단체장들 재판서 희비갈려…이재명 위기·우석제 상실
당시 "마지막까지 시정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형이 확정될 때까지 시장직을 유지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그는 이날 대법원이 하급심 판단이 옳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시장직을 잃게 됐다.

1심에서는 무죄, 2심에서는 당선무효에 해당하는 벌금형을 선고받아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간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법원의 최종 판단만을 기다리고 있다.

수원고법 형사2부(임상기 부장판사)는 지난 6일 이 지사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친형 강제입원' 사건과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이와 관련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와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과 관련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등 다른 3가지 혐의에 대해서는 원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1심서 4가지 혐의 모두 무죄 선고를 받아 한껏 고무됐던 이 지사는 2심에 이르러 대반전 판결이 내려지면서 도지사직 상실 위기에 몰렸다.

대법원에서도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항소심 판결이 확정된다면 여권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손꼽혔던 이 지사의 향후 정치 행보에 상당한 타격이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과 달리 1심에서 가까스로 직을 유지하게 된 단체장들은 긴장 속에 2심에 대비하거나 차분히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경기남부 단체장들 재판서 희비갈려…이재명 위기·우석제 상실
은수미 성남시장은 2016년 6월부터 1년여간 자신의 정치 활동을 위해 코마 트레이드와 최모 씨로부터 차량 편의를 제공받아 교통비 상당의 정치자금을 불법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돼 지난 2일 1심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았다.

당선 유지 형량이지만 은 시장은 상급심을 통해 무죄를 최종 선고받아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취지로 항소했으며, 이에 맞선 검찰도 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은 시장의 시장직을 건 이 재판 제2라운드는 조만간 수원고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백군기 용인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용인시 기흥구에 사무실을 차려 유권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는 등 불법 선거운동을 하고, 지인이 쓰던 사무실을 무상으로 사용한 혐의(공직선거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5월 1심에서 벌금 90만원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간신히 시장직을 유지하게 된 백 시장에 대해 곧바로 항소, 1심과 같이 징역 6월을 구형했다.

백 시장은 오는 19일 열릴 항소심 선고 공판을 차분히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미 당선무효형 이하의 형을 확정받아 부담을 떨쳐낸 단체장도 있다.

김상돈 의왕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종교시설에서 명함을 돌린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00만원을 선고받았다가 2심에서 벌금 90만원으로 감형받으면서 기사회생했다.

엄태준 이천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위원회 당직자들에게 음식을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1심에서 벌금 8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들 두 사람 모두 이 형이 확정되면서 시장직을 유지하게 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