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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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동료가 고가의 임신 선물을 요구하면 어떻게 대처해야할까.

직장 생활 5년차인 회사원 A 씨는 처음 입사했을 때 함께 교육을 받았던 동료에게 "임신 선물을 사달라"고 3주째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 동료는 2주 동안의 신입 교육 이후 발령지가 나뉘면서 한 번도 만나지 못한 사이다. SNS로 서로의 근황을 확인하는 정도였지만, 동료가 갑작스럽게 임신 소식을 알리며 연락을 해 와 모바일 메신저 대화도 주고 받게 됐다.

A 씨가 결혼 축의를 한 후에도 고맙다는 말도 하지 않았던 사람이었지만, 같은 회사에서 일하기에 무시할 수 없었다. A 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후 얼마 안돼 동료는 "네가 갖고 있는 카시트랑 똑같은 모델을 사주면 안되겠냐"면서 노골적으로 임신 선물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농담인줄 알고 넘겼지만, 동료의 요청은 점점 더 집요해졌다.

A 씨는 "아이가 태어나면 유아용 카시트를 써야 하고, 우리 건 주니어용"이라며 "심지어 형님에게 물려받았다"고 동료가 욕심냈던 카시트에 대해 말했다.

그러면서 "도대체 왜 사달라고 하는지 이해가 안가도 '좋은게 좋은거다'란 마음으로 튼살크림을 사줄려고 했는데, '너도 같은 아기 엄마라 사줄줄 알았는데 치사하다'라고 메시지가 왔다"고 전했다.

A 씨는 "제가 카시트를 사주면 자기는 더 큰 선물을 해주지 않겠냐고 한다"며 "무시하면 그만인데, 아무래도 업무 연계성이 높은 직무라 불이익을 당하진 않을까 걱정된다. 정말 사줘야 하냐"고 고민을 전했다.

A 씨의 글을 읽은 사람들은 "정말 이런 사람들이 있냐"고 당황했다. 그러면서 "충격적이다", "저렇게 말도 안되는 생각을 가질 수 있냐"면서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A 씨가 문제의 직장 동료 상사에게 문제 상황을 전하고, 동료와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것을 제안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한 네티즌은 "증거 자료 다 캡처해서 각 팀 팀장에게 알리고, 업무상 불이익 주면 양쪽 팀장에게 또 알리겠다고 하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전했고, 또 다른 네티즌은 "카시트 사주면 평생 노예처럼 시녀처럼 맘에 안드는 거 티도 못내고 사주고, 비위맞추고 살아야 한다"면서 빨리 관계를 정리하라고 전했다.

지난 2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1.11명으로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유엔이 추계한 2015∼2020년(이하 유엔의 인구 통계는 시작 연도 7월 1일부터 마지막 연도 6월 30일까지 만 5년 단위) 전 세계 201개국 합계출산율 평균인 2.47명보다 1.36명 작다.

한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8명에 불과했다.

아이가 줄어들고, 사회적인 문제가 되고 있지만 일부 부모들의 몰지각한 행동으로 아이와 부모에 대한 '혐오'도 커지고 있다. 노키즈존이 증가하고 있고, 아이의 몰지각한 행동을 방치하는 엄마들을 비하하는 '맘충'이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을 들여 출산장려정책을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올바르게 아이를 낳고 사회 키울 수 있도록 부모 교육을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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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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