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고위공직자의 주식뿐만 아니라 펀드 보유까지 제한하는 내용의 법 개정을 추진한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을 계기로 고위공직자의 편법 투자를 막겠다는 취지다.

25일 김현아 한국당 의원실에 따르면 한국당은 고위공직자의 이해 충돌을 막기 위한 보유 제한 대상에 주식뿐만 아니라 펀드 등도 추가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고위공직자가 펀드를 활용해 현행법상 이해 충돌 방지 규정을 피해 가는 ‘꼼수’를 막겠다는 취지다. 고위공직자가 펀드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비공개 정보를 활용하거나 특정 기업에 압력을 넣을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현 공직자윤리법상 고위공직자(1급 이상)가 3000만원 이상 주식을 보유했을 경우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해야 하고 보유를 원하면 주식백지신탁 심사위원회에 직무 관련성 여부를 판단받아야 한다. 반면 간접투자인 펀드 보유에 대해서는 관련 규정이 없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조 후보자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펀드 역시 고위공직자의 이해 충돌 방지 의무를 해칠 수 있다”며 “이번에 문제가 된 사모펀드를 포함해 어디까지 대상을 포함할지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조 후보자 배우자와 자녀가 사모펀드에 10억5000만원을 투자한 것을 둘러싸고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펀드 투자자 전원이 조 후보자 일가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가족펀드’를 활용해 증여세를 탈루하려 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공직자윤리법상 이해 충돌 방지 규정을 피해 가기 위한 편법을 쓴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그동안 펀드는 출자자가 많고 분산 투자를 하기 때문에 이해 충돌 여지가 많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제한 대상에서 제외돼왔지만, 소수의 가족끼리만 투자한 펀드라면 공직자 윤리 기준에 따라 이해 충돌 문제에 걸릴 수 있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이번에 펀드 투자에 대한 허점이 드러난 만큼 법 개정을 통해 고위공직자의 편법 활용을 막겠다”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