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15일(현지시간) 회원국인 키프로스의 영해 부근에서 가스 시추를 감행한 터키에 경제 제재를 하기로 했다.

EU 외교장관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공동성명을 내고 “지속적이고 새로운 불법 시추를 해 온 터키에 대한 제재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EU는 터키와 항공수송 체결 협상을 중단하고, 유럽투자은행(EIB)이 터키에 대한 융자를 재검토하게 할 방침이다. 터키의 EU 가입을 돕기 위해 내년 제공할 예정이었던 정치 및 농업 프로젝트 재정 지원도 철회하기로 했다.

이 같은 제재는 터키의 가스 채굴이 키프로스의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이뤄진 주권 침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터키는 지난 5월 시추선 ‘파티흐’를 동원해 키프로스 연안 대륙붕에서 천연가스 탐사 및 시추를 시작했고, 이달 초에도 시추선 ‘야우즈’를 추가로 투입했다.

터키는 북키프로스의 터키계 주민을 보호하기 위해 가스 매장지역 권리를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키프로스 연안 대륙붕에는 2270억㎡에 달하는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키프로스 정부와 EU는 터키가 키프로스의 EEZ를 침범하는 등 국제법을 어기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