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개발회사 HMG가 NH투자증권과 손잡고 ‘토종 1호’ 사모펀드(PEF) 운영사인 칸서스자산운용을 인수한다. 지난 15년간 대표를 맡아 온 김영재 회장은 인수인계가 마무리되는 대로 퇴진하기로 했다.
부동산 개발사 HMG, '토종 1호 사모펀드' 칸서스운용 인수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칸서스자산운용은 HMG와 NH증권이 함께 칸서스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70억원 자본을 확충하겠다는 자구계획안을 지난달 28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다. HMG는 50억원을, NH증권은 20억원을 부담하는 구조다. 두 회사는 그 대가로 칸서스 지분 40%와 16%를 각각 받기로 했다. HMG는 칸서스의 경영권을 갖고 NH증권은 재무적 투자자(FI)로 들어가는 구조다.

기존 주주들의 지분은 4.5 대 1로 감자된다. 종전 51% 지분을 갖고 있었던 한일시멘트 측 지분율은 12%로 쪼그라든다.

칸서스는 2004년 김 회장이 한일시멘트를 보유한 한일홀딩스와 허동섭 한일시멘트 창업주(명예회장) 등과 손잡고 설립한 자산운용사다. 5조원이 넘는 수탁액을 보유하고 있고 액티브주식형펀드와 대체투자 분야에 강점이 있다. 지난해 매출 71억원에 영업이익 13억원을 올리는 등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는 회사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각종 송사에 휘말리면서 패소할 경우에 대비해 460억원 규모 손실 충당금을 적립해야 했다. 2015년부터 수차례 매각을 시도했으나 계속 불발되면서 자본 규모(57억원)가 최소영업자본(105억원)은 고사하고 법정최소자기자본(84억원)에도 미치지 못하게 됐고, 결국 지난 5월 15일 경영개선 명령을 받았다.

작년에는 고든앤파트너스가 회사를 인수하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고든앤파트너스는 최근까지도 칸서스 인수 의사를 밝혀왔지만, 출자자를 찾지 못해 펀드를 제대로 꾸리지 못했다. 김 회장은 “HMG는 자본력이 튼튼한 개발회사”라며 “유상증자로 인해 회사 상황이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