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에서 이달 들어 과천과 광명 집값이 유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9월 최고가에 근접한 과천 8단지.  /한경DB
경기도에서 이달 들어 과천과 광명 집값이 유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9월 최고가에 근접한 과천 8단지. /한경DB
서울 강남권에서 촉발한 ‘집값 반등세’가 경기 과천 광명 등 ‘준’ 서울지역으로 번지고 있다. 일부 단지는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교통망 확충과 재건축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가 맞물린 영향이라고 일선 중개업소들은 설명했다.

과천주공4단지 역대 최고가

교통망·재건축 호재…과천·광명 '뜨거운 여름'
과천 광명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돈 건 지난달부터다. 반등세는 재건축 단지에서 두드러졌다. 과천시 별양동 주공4단지 전용 73㎡는 지난 5월 10억7500만원(13층)에 손바뀜하며 역대 최고가 기록을 썼다. 지난해 8월 찍은 이전 최고가(10억원)보다 7500만원 높다. 지금은 12억원까지 호가한다. 별양동 E공인 관계자는 “실거래 등록은 안 됐지만 지난주 11억원까지 거래됐고, 로열층은 12억원에 나온 매물도 있다”며 “지난달에만 3~4건 거래가 이뤄져 전용면적 73㎡ 주택형은 남은 매물이 두세 개뿐”이라고 말했다.

교통망·재건축 호재…과천·광명 '뜨거운 여름'
다른 단지도 하락분을 대부분 회복했다. 지난해 9월 11억원에 최고가를 찍은 부림동 주공8단지 전용 73㎡는 지난달 10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올 2월(9억7000만원)보다 1억원가량 뛰었다. 별양동 주공5단지 전용 103㎡는 지난달 13억원(5층)에 거래되며 1월(12억5000만~12억7000만원)보다 소폭 올랐다. 지난해 10월 13억7200만원에 최고가를 찍은 주택형이다.

준신축 단지도 마찬가지다. 원문동 ‘래미안슈르(전용 84.9㎡)’는 지난달 11억3500만원(5층)에 실거래됐다. 작년 10월 11억6000만원에 최고가를 찍었다. 올 4월 최저 10억1500만원(6층)까지 거래된 뒤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분양한 과천위버필드 조합원 입주권(전용 84.9㎡)은 4월 13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인근 J공인 관계자는 “투자 수요보다 실수요자 중심의 ‘갈아타기 수요’가 많다”며 “자녀 입학을 앞둔 40대 초·중반 부부가 평촌 광교 등 인근 수도권 지역에서 이사 온다”고 설명했다.

광명 아파트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하안동 주공10단지(전용 79㎡)는 5월 5억3500만원에 거래되면서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거래 가격(5억2900만원) 대비 소폭 올랐다. 지금은 5억5000만원을 호가한다. 하안동 H공인 관계자는 “3기 신도시에서 광명이 제외되면서 공급 과잉 우려가 없어지자 관망하던 매수세가 지난달부터 살아났다”고 말했다

교통망 확충·재건축 호재 풍부

집값 반등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과천시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부터 하락과 보합을 반복하다가 올 5월 말 상승 전환했다. 5월 넷째주(0.05%)를 기점으로 이번주(0.25%)까지 상승폭을 키웠다. 광명시도 비슷한 분위기다. 작년 11월 둘째주부터 하락세를 보이던 광명시 아파트값은 5월 말부터 전주 대비 0.2% 안팎 오르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번주 광명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4% 오르며 경기도 집값 상승세를 주도했다.

과천과 광명은 수도권에서 교통망 호재가 가장 많은 곳이다. 광명으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신안산선, 월판선 등 미래 황금 노선이 지날 예정이다. 과천도 GTX, 4호선 급행화 등의 수혜 지역이다. 여기에 재건축·재개발 사업도 대규모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과천은 강남 재건축 시장에 영향을 받는 준강남 지역”이라며 “강남 재건축 시장이 3월부터 급등하면서 과천 재건축 단지도 따라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시에서 재건축 사업 속도가 늦어지면서 과천 광명 성남 등 정비사업이 활발한 수도권으로 매수세가 몰린 경향도 있다”고 설명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