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명품단지 '딜레마' 빠진 한남3구역…사업 1~2년 지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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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화 vs 사업 속도' 딜레마…조합원 대상 설문
"1~2년 지체 감수"…"희망 고문으로 비용 증가"
"1~2년 지체 감수"…"희망 고문으로 비용 증가"

◆“1~2년 더 지연될 수도”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 조합이 최근 조합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사업 지연을 감수할 의사가 있는지 묻는 게 주요 내용이다. 조합이 사업시행계획 변경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통상 다시 인가를 받는 과정에선 재개발이 1~2년가량 지체된다. 이번 설문은 사업이 지연되더라도 고급화를 진행할지, 고급화보단 빠른 사업 추진을 원하는지 조합원들의 의견을 묻는 절차다.
![[집코노미] 명품단지 '딜레마' 빠진 한남3구역…사업 1~2년 지연되나](https://img.hankyung.com/photo/201906/01.19857216.1.jpg)
이 때문에 조합은 설문을 통해 건폐율 하향 등을 담은 대략적인 사업시행계획 변경안을 제시했다. 핵심은 층수를 높이는 대신 197개 동으로 계획된 건물 수를 줄여 동(棟) 간격을 넓히는 것이다. 이 경우 건폐율이 내려간다. 이 밖에도 한남뉴타운 한복판인 보광로변 상가를 확충하고 구역 내 한강 조망 가구수를 늘리는 내용이 포함됐다. 고급화를 위해 중소형 면적대 중심인 테라스 하우스를 대형 면적대에 적용하는 안도 검토된다.
![[집코노미] 명품단지 '딜레마' 빠진 한남3구역…사업 1~2년 지연되나](https://img.hankyung.com/photo/201906/01.19857217.1.jpg)
하지만 한남3구역처럼 건축물의 숫자나 층수를 바꾸는 경우 경미한 변경 범위를 벗어난다. 이 때문에 사업시행계획인가를 아예 다시 받아야 한다. 오는 21일 설문이 마감되면 변경인가 추진 여부에 대한 대략적인 윤곽이 나온다. 고급화로 주민 의견이 모아질 경우 이주와 철거가 진행되는 동안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 신청이 진행될 전망이다. 다만 한남3구역조합 관계자는 “변경인가 추진과 관련한 구체적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명품 단지” vs “희망고문”
설문지를 받은 조합원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중이다. 조합원 A씨는 “현재 계획으론 명품 단지를 만들 수 없다”며 “사업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그동안 덮어뒀던 문제점을 개선해 나가는 게 모두에게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반대 논리도 만만찮다. 20년 가까이 걸린 사업을 더 지체할 이유가 없어서다. 한남3구역이 지난 3월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은 건 2003년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 지정 16년 만의 일이다. 조합원 B씨는 “가이드라인 변경 등 서울시의 모든 요구를 수용했는데도 기본계획 변경부터 사업시행계획인가까지 3년이 걸렸다”며 “변경을 추진하다 서울시가 또 제동을 건다면 앞으로 얼마나 더 걸릴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집코노미] 명품단지 '딜레마' 빠진 한남3구역…사업 1~2년 지연되나](https://img.hankyung.com/photo/201906/01.19857218.1.jpg)
사업시행계획변경이 결정되면 2024년 목표였던 입주 시점은 뒤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조합은 한남동 일대 약 38만㎡ 땅에 새 아파트 5816가구를 지을 계획이다. 공사비만 1조8700억원, 총 사업비는 2조9800억원에 달해 ‘재개발 최대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시공사 선정은 오는 11월로 예정됐다.
전형진 기자 withmol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