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수출이 6개월째 감소했다.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쉽지 않다. 미·중 무역갈등과 같은 외부 요인이 크기 때문이다.

이번주 눈여겨봐야 할 경제 지표는 오는 5일 한국은행이 내놓는 4월 국제수지(잠정치)다. 경상수지가 84개월 만에 적자를 보일 가능성이 있어서다. 상품 수출(무역수지)이 예상보다 많이 줄어든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도 이때 집중된 탓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달 말 경상수지 적자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데 이어 이주열 한은 총재도 “계절적 요인을 제외하면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바뀌는 게 아니다”며 4월 적자를 암시했다. 정부와 한은이 일종의 ‘예방주사’를 놨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 1분기 경상수지는 112억5000만달러 흑자였다. 2012년 2분기(109억4000만달러) 후 6년9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한은은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665억달러로 제시했지만, 시장에선 “지나친 낙관론”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폭은 764억달러였다.
같은날 외환보유액(5월 말)도 공개된다. 전달(4040억3000만달러)에 비해 소폭 감소했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환율이 달러당 1190원대 중반까지 치솟는 등 원화 약세가 두드러진 탓이다.

하루 전인 4일에는 한은이 1분기 국민소득 잠정치를 발표한다. 4월에 내놨던 속보치(-0.3%)와 얼마나 달라졌을지가 관심이다. 속보치는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4분기) 이후 최저치였다. 내수와 수출이 동반 부진한 여파다. 이번 잠정치가 속보치보다 더 떨어지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2.5%)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

파행을 겪던 최저임금위원회는 이번주부터 활동을 본격화한다. 4일 생계비전문위원회, 5일 최저임금위 공청회(서울)를 각각 개최한다. 공청회는 광주 대구 등에서도 연달아 열린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할 법정 기한은 이달 27일이다. 작년 16.4%, 올해 10.9% 각각 올린 뒤 자영업자 및 중소기업 어려움이 가중됐던 만큼 내년도 인상률은 최소한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노동계는 문재인 대통령의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 이행을 요구하고 있다. 지금(시급 8350원)보다 19.8% 올려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여야 간 ‘칼끝’ 대치는 계속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3일을 ‘국회 정상화의 날’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자유한국당은 공직선거법 개정안 처리에 부정적이다. “정상화까지 갈 길이 멀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주에 몇 가지 중요한 경제 이벤트가 갑작스럽게 추가될 수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조만간 내놓기로 한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의 원인과 대응 방안도 그중 하나일 수 있다. 세계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국내 ESS 장비업체들이 발화 원인을 몰라 수개월째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산업부 발표 내용이 상당한 파장을 낳을 수 있다.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안의 실마리가 공개될지도 관심사다. 산업부는 현행 3단계인 누진제 구간을 일부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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