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대형 은행들이 투자은행(IB) 부문 인력을 줄이고 있다. 세계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수익성이 떨어진 IB 부문에서 비용 절감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존 플린트 HSBC 최고경영자(CEO)가 IB 부문에서 수백 명의 인원을 구조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명의 소식통은 “공식적인 숫자는 전달되지 않았지만 최소 500개가량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조정은 이르면 6월부터 시작돼 올해 안에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HSBC의 총 고용 인원은 23만8000명이고, 이 중 4만8500명이 IB 부문에서 일한다. FT는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하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전체 수익의 80%를 얻는 HSBC가 큰 압박을 받고 있다”며 “매출 감소와 경기 악화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독일 1위 은행 도이체방크도 IB 부문에서 ‘강력한 감원(tough cutbacks)’을 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크리스티앙 제빙 도이체방크 CEO는 최근 연례 주주총회에서 “IB 부문 인력을 대폭 감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앞으로 수익성 있고 성장하는 부문에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지난 4월 프랑스의 대형 은행 소시에테제네랄(SG)은 기업금융과 IB 부문에서 16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프랑스에서 750명을 감원하고 나머지 850명은 뉴욕과 런던 법인 등에서 해고할 계획이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