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문화콘텐츠 정상화 노력…한국기업 부진 사드때문만은 아냐"
"한중 정상회담 정해진 것 없지만 중국과 소통중"


장하성 주중 한국 대사가 20일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중국 여러 층과 긴밀히 소통하고 현 상황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 1개월반이 지난 장 대사는 이날 베이징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중국은 양측이 모두 대화를 통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면서 "자칫 대화와 협상 국면이 지체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미 협상이 조속히 재개될 수 있도록 동향을 주시하면서 중국과 긴밀히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반도 사드 배치 후 중국이 한국에 대해 관광과 문화 콘텐츠 부문에서 제재를 계속하고 있는 것과 관련 "고위급 교류를 계속하면서 완전한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대사는 다음달말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즈음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데 대해 "정상회담과 관련해 중국과 긴밀히 소통하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회담이 성사된다면 한반도 비핵화와 미중 무역갈등에서 한국의 이해관계 문제, 중국의 일대일로 등을 포함해 관광과 문화 콘텐츠 이슈도 논의될 것으로 봤다.

그는 단체 관광 제한에도 한국을 찾은 중국인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면서 올해 4월까지 190만명이 방문해 작년 대비 28% 늘었다고 말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최근 베이징에서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만났을 때 리 위원장이 사드 문제를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 장 대사는 "마지막에 의례적으로 간단히 언급했을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한국 주요 기업이 몇 년 사이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이 많이 떨어진 것에 대해서는 사드 사태로 인한 피해도 있지만, 중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시선이 달라진 부분도 큰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이미 사드 사태 이전에 20%에서 5% 미만으로 급락했다고 예를 들었다.

또 사드 갈등이 해결되더라도 한국 기업이 과거처럼 다시 호황을 누릴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 기업이 중국 진출을 더 확대하는 방안과 나아가 한중간 새로운 경제 협력 모델을 어떻게 만들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 대사는 중국의 1인당 GDP가 1만달러에 육박했으며 선전과 광저우를 비롯해 2만달러를 돌파한 도시가 15개 정도라면서, 달라진 경제 구조와 환경에서 한국 기업의 기존 중국 진출 방식이 지속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아울러 로봇 같은 첨단산업과 소비재, 서비스업 중심의 협력을 제시했다.

장 대사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분야 추가협상에 대해서는 문 의장 방중 당시 리 위원장 등이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전하면서 "이 부분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일대일로 포럼 당시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방중을 계기로 한국의 신북방, 신남방 정책과 중국 일대일로 사업의 접점을 모색하고 제3국에 공동진출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지난주 랴오닝성 선양을 방문한 그는 랴오닝성과 선양시가 한반도 비핵화로 활발한 경제 협력이 이뤄지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진다는 우려가 있어 매일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고 했다.
장하성 주중대사 "중국과 한반도 정세 긴밀히 소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