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사모펀드가 막대한 자금을 앞세워 카드사와 보험사 등을 잇따라 사들이고 있는데요.

사모펀드 특성상 구조조정과 비용절감에만 몰두하다보니 곳곳에서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준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은 최근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이 강등됐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롯데그룹의 울타리를 벗어나 금융업 경험이 미미한 사모펀드가 새 주인으로 낙점됐다는 이유에 섭니다.

두 회사 모두 시장의 예상보다 높은 몸값을 받았지만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자금조달 여건은 오히려 나빠진 겁니다.

특히 롯데카드의 경우 회사 안팎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어 인수전이 어떻게 흘러갈 지 미지수인 상태입니다.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한앤컴퍼니 대표는 탈세혐의로 검찰 수사망에 올라 대주주 적격성에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여기에 롯데카드 임직원 87%가 한앤컴퍼니로의 매각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내부 분위기도 어수선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우선협상 기간이 만료됐는데도 아직까지 본계약이 체결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계 사모펀드인 JC플라워가 인수했다가 다시 매물로 내놓은 애큐온저축은행 역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이후 자산순위가 업계 4위에서 9위로 주저앉았습니다.

금융업계에서 사모펀드에 대한 평가가 좋지 못한 것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비용절감 등을 통해 몸값 올리는 데만 몰두하기 때문입니다.

사모펀드가 금융회사를 인수하는 게 소비자 입장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인터뷰>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일반 소비자들은 잘 모르겠지만 사모펀드가 카드사나 금융사를 사서 되팔 때 차액을 남기는 것은 소비자들에게 전가됩니다. 수수료나 상품에 대한 비용으로 바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이른바 `쩐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둔 사모펀드가 속속 등장하면서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이준호입니다.

이준호기자 jhlee2@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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