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락 "방상훈 조사하지 말라고" vs 조선일보 "무혐의라길래 명예회복 재촉만"
고 장자연 씨 사건에 대한 1년간의 재조사가 마무리돼, 최종 보고서가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13일 당시 조선일보 측이 강희락 전 경찰청장을 직접 찾아가, 피의자인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을 조사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는 진술이 보고서에 담겼다고 보도했다.

보고서에는 당시 조선일보 이동한 사회부장이 강 전 청장을 직접 찾아와, "피의자인 방상훈 사장을 조사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측은 "강희락 전 청장을 찾아간 것은 맞다"면서 "경찰이 방 사장에 대해 무혐의로 결론 내린 것으로 알고 있으니, 명예회복을 위해 빨리 발표해달라고 요청했을 뿐, 조사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은 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방상훈 회장 (사진=연합뉴스)
방상훈 회장 (사진=연합뉴스)
앞서 조현오 전 경찰청장도 '조선일보는 정권을 창출시킬수도, 퇴출시킬수도 있다'며 이 사건 수사를 무마해줄 것을 종용받았다고 법정에서 증언한 바 있다.

'장자연 사건'은 장씨가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같은 해 검경 수사 결과 장씨 소속사 김모 대표와 매니저 유모씨만 기소됐을 뿐 성상납 의혹을 받던 이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진상조사단 관계자는 "수사를 당장 시작할 정도로 확실한 증거는 확보되지 못한 상황"이라며 "피해자가 현재 없고 가해자 특정에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핵심 물증이라고 할 수 있는 '장자연 문건'이 실재했는지, 문건에 언급된 사회 유력인사들의 이름, 2009년 검찰과 경찰의 부실수사 정황, 조선일보의 외압에 의한 수사 무마가 있었는지 등도 최종보고서 내용에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진상조사단은 술접대 자리에서 장씨를 강제로 추행한 혐의를 받는 전직 기자를 조사해 재판에 넘겼다.

또 이른바 '장자연 문건' 속 사회 유력인사로 거론된 방용훈 코리아나 호텔 사장과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도 소환해 조사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 3월 12일에는 '장자연 리스트'를 직접 목격한 것으로 알려진 장씨의 동료 배우 윤지오 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한편 진상조사단은 이날 사건의 의혹을 총 12가지로 정리해 검찰 과거사위원회에 최종 보고했다.

검찰 과거사위원회는 내주께 장자연 사건의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는 방침이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