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파업 7개월째…이제야 현장 찾은 이재갑
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은 지난해 10월부터 이달 10일까지 7개월째 부분 파업을 하고 있다. 54차례(218시간)나 파업을 했다. 매출 손실액만 2430억원에 달한다. 기본급 인상을 요구해온 노조가 지난달 말부터 ‘작업 전환배치 때 노조 합의’ 등 추가 요구안을 들고나오면서 노사 협상은 교착 상태에 빠졌다. 노조는 12일 부분 파업을 또 이어갈 예정이다.

벼랑 끝에 몰린 르노삼성은 올 1분기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가량 쪼그라든 3만8752대의 차량을 생산하는 데 그쳤다. 급기야 오는 29일부터 닷새가량 일시적으로 공장 가동을 중단(셧다운)하기로 했다. ▶본지 4월 11일자 A17면 참조

여기다 개별 기업노조인 르노삼성 노조가 이르면 올 상반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 가입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나섰다. 민주노총과 본격 합세할 경우 사태가 파국으로 치달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황이 이 지경에 이르자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사진)이 11일 르노삼성 부산공장을 직접 찾았다. 이 장관은 르노삼성 노사 관계자들과 만나 “임금 및 단체협약을 최대한 빨리 타결해 달라”고 당부했다.

‘제1차 르노삼성 협력업체 일자리 지원단 회의’를 열어 협력업체들의 애로사항도 들었다. 그는 “파업 장기화로 르노삼성 협력업체의 우려가 매우 크다.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자동차업계의 어려운 상황 극복 및 선제적 대응을 위해 현장을 찾아왔다”며 “원활한 소통을 통해 다양한 지원 방안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오거돈 부산시장과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업계에선 이 장관의 말(선제적 대응)과 달리 ‘늑장 대응’ 아니냐는 지적이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고용 및 노동정책을 총괄하는 고용부 장관이 7개월째 접어든 파업 기간에 손을 놓고 있다가 이제야 현장을 찾은 게 무슨 선제적 대응이냐”며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노사 중재에 나서야 파국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창민/김익환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