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2018년 사업보고서 공개가 1일 마무리됐다. 여기엔 상장사들이 여윳돈을 어떻게 굴렸는지를 가늠해볼 수 있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상당수가 장·단기 예금 등으로 보수적인 자금운용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는 한국형 헤지펀드, 공모펀드, 브라질국채, 주가연계증권(ELS) 등 손실 위험이 있는 금융투자 상품 및 개별종목에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자산 불리기’에 나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윳돈 굴려 年35% 수익낸 상장사
해마로, 사모펀드로 연 35% 수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코스닥 기업인 해마로푸드서비스와 삼천리자전거는 공·사모펀드를 통해 자금을 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랜차이즈 기업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알펜루트 Fleet5 사모펀드’와 브라질국채에 각각 투자하고 있다.

해마로푸드서비스가 2017년 10억원을 집어넣은 이 펀드의 장부가치는 지난해 말 17억원으로 불어났다. 연평균 35.0%의 수익률이다. 2017년 11월에 설정된 이 펀드는 정보기술(IT)·바이오 기업들의 메자닌 상품(전환사채 등)에 주로 투자해 지난해 74.8%의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올 들어서는 증시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34.50%의 손실을 내고 있다.

이 회사는 브라질국채 투자에선 평가손실을 봤다. 22억원어치를 취득한 브라질국채의 작년 말 장부가는 25.0% 감소한 19억원으로 줄었다.

삼천리자전거는 일부 자금을 공모 액티브펀드인 ‘메리츠코리아1’과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1’에 집어넣었다. 취득 원가가 총 1억4500만원인 이 펀드들의 공정가치는 1억2966만원으로 줄었다. 지난해 각각 -13.51%와 -27.01%였던 메리츠코리아1과 현대인베스트먼트로우프라이스1의 수익률은 올 들어 7.61%와 -1.50%를 기록 중이다. 유가증권 상장 사료기업 팜스코는 ELS로 여유자금을 굴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H지수와 유로스톡스5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에 13억9263만원을 투자했으며, 현재 공정가치는 12억1882만원이다.

코넥스 상장사에도 투자

개별종목 투자로 성과를 올리거나 손실을 본 곳도 있다. 11월 결산법인인 유가증권 상장사 현대약품은 작년 11월 말 기준으로 경쟁사인 환인제약 주식 97억3560만원어치를 보유하고 있다. 취득가액은 90억7133만원으로, 평가차익은 6억6427만원이다. 지난 한 해 수익률은 7.32%다.

코넥스 상장사에 투자한 곳도 있다. 유가증권 상장 전자레인지 부품사 디피씨는 코넥스 상장사인 바이옵트로에 투자해 지난해 34.37%의 손실을 봤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