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인덱스펀드와의 수익률 경쟁에서 밀렸던 액티브펀드가 3월 들어 맹추격하고 있다. 반도체 등 대형주가 움직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던 1~2월과 달리 이달 들어 지수 상승세가 주춤해지고 중소형주 위주의 종목 장세로 흐르자 종목 선정에 강점이 있는 액티브펀드가 힘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덱스에 밀렸던 액티브펀드 '3월 맹추격'
중소형주 펀드 일제히 약진

18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조사 대상 532개 액티브펀드 전체의 연초 이후 수익률(15일 기준)은 5.90%로 집계됐다. 367개 인덱스주식 전체(6.68%)에 비해 0.78%포인트 낮다. 액티브펀드와 인덱스펀드 간 수익률 격차는 이달 들어 크게 좁혀졌다. 인덱스와 액티브펀드의 2월 말 기준 수익률은 각각 11.10%와 8.10%로 3%포인트, 1월 말엔 9.15%와 5.57%로 3.58%포인트 차이가 났다.

액티브펀드 내 6개 유형 가운데는 액티브주식중소형(53개)의 수익률이 7.93%로 가장 높았다. 3개 인덱스펀드 유형 중엔 코스닥150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이 포함된 인덱스주식기타(184개·8.92%)만이 액티브주식중소형을 앞섰다.

개별종목 장세가 액티브 선전 배경

올 들어 2월 말까지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지수 구성 비율이 높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이로 인해 주요 인덱스펀드 수익률을 결정짓는 코스피200, 코스피200 정보기술지수 등이 급상승했다.

외국인들은 1~2월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190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한국시장에서 많이 산 종목은 삼성전자(3조34억원) SK하이닉스(8676억원) KODEX200(5257억원) KODEX MSCI코리아TR(3946억원) TIGER200(3387억원) 등이다.

3월 들어서는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3889억원어치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투자가와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중소형주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 기관은 이달 들어 코스닥시장에서 144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1073억원) 메디톡스(471억원) 원익IPS(326억원) 등의 코스닥 종목을 많이 사들였다.

어떤 펀드가 성과 좋았나

이에 따라 액티브펀드(설정액 100억원 이상) 가운데 중소형주 펀드들이 연초 이후 수익률 상위권을 장악하고 있다. ‘한국투자중소밸류자’가 17.64%로 1위다. 의류주인 한세엠케이호전실업, 반도체 업종 내 중소형주인 제우스오션브릿지 등을 편입하고 있다. ‘삼성코스닥벤처플러스1’(17.24%) ‘현대인베스트벤처기업&IPO1’(17.03%) ‘한국투자롱텀밸류자1’(16.58%) ‘한국투자중소성장1’(14.58%) 등이 뒤를 이었다. 수익률 상위 5개 펀드 가운데 중소형주펀드가 아닌 것은 한국투자롱텀밸류자1뿐이다.

중소형주펀드를 중심으로 한 액티브펀드가 인덱스펀드보다 나은 성과를 올리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게 상당수 전문가의 예측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미·중 무역전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한국 증시 시총 상위 종목들에 대한 외국인의 ‘사자’ 열기가 빠르게 식고 있기 때문이다. 1~2월 두 달간 국내 증시가 오르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도 약해졌다. 수급보다는 실적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의해 개별 종목들이 움직이는 종목 장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경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면서 수출 비중이 높은 시총 상위주가 고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코스피지수는 당분간 횡보할 것으로 보이며 중소형주에 수익 창출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