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미·북 정상회담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끝나면서 정국 분위기 쇄신을 위한 개각 작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1일 청와대와 여권 등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주 내 개각을 목표로 막바지 검증 작업을 하고 있다. 총선 출마를 희망하는 부처 장관 위주로 4~6곳의 장관이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박영선 의원
박영선 의원
우선 다수의 부처에 거론됐던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관계자는 “박 의원이 법무부 등 여러 부처에 이름을 올렸지만 중기부로 확정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중기부 차관을 관료 출신인 김학도 차관이 맡고 있는 만큼 장관은 신생 부처인 중기부를 장악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 물색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4선 중진인 박 의원은 민주당 재벌개혁특위 위원장,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등을 거쳤다. 재벌개혁특위 위원장을 지낸 이력 때문에 2017년 박성진 당시 중기부 장관 후보가 자진 사퇴하면서 초대 중기부 장관 후보에도 거론됐다.

우상호 의원
우상호 의원
또 다른 정치인 출신 장관 후보인 우상호 민주당 의원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임명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쏠리고 있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우 의원이 강력히 원하고 있다”고 했다. 여권 내에서는 3, 4선으로 중진인 두 사람이 내년 총선을 포기하고 입각하려는 배경에 대해 서울시장 후보 등 차기 주자 발굴 차원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내각 인선을 여권 인사의 ‘경력 관리’에 활용하려고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후임에는 최정호 전 전북 정무부지사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정일영 인천공항공사 사장이 강력한 후보로 떠올랐지만 검증 과정에서 배제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최 전 부지사는 국토부 항공정책실장, 기획조정실장, 2차관 등을 거친 만큼 부처를 안정적으로 이끌 후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다만 국토부를 떠난 지 2년 가까이 흐른 데다 상대적으로 약한 존재감 탓에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는 김연철 통일연구원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미 정상회담 이후 외교·안보분야의 분위기 쇄신을 위해 교체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밖에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후임에 정채근 전 행정자치부 차관과 김병섭 서울대 교수 등이,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는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이연승 선박안전기술공단 이사장 등이 거론된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