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포럼] AI시대에 맞는 비즈니스 모델 발굴해야
비즈니스 모델은 기술을 경제적 성과로 전환하는 매개체다. 1990년대 중반 인터넷과 월드와이드웹(www) 기술의 대중화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나면서 지금 세계 10대 기업에 오른 대부분 기업을 탄생시켰다.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과 확산은 20년 후 세계 10대 기업 수준으로 성장할 만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1990년대 중반 인터넷과 월드와이드웹의 발전과 함께 전자상거래 기업과 포털, 검색 서비스가 나왔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미국의 아마존과 이베이가, 포털 사이트 분야에서 야후와 구글이 등장했는데 아마존과 구글은 세계적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했다.

국내 최초 검색엔진은 1996년 개발된 심마니다. 1998년 데이콤(현 LG유플러스)의 자회사로 편입됐는데, 1999년 초에는 야후코리아에 이어 검색사업자 2위였으나 결국은 사라졌다. 당시 심마니 대표와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는 “2위 유지가 목표”라고 했다. 반면, 네이버는 삼성SDS의 사내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1999년에 분사했다. 2000년에는 검색서비스 부문 5위였는데 결국 1위로 올라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네이버는 중국 아워게임을 인수하는 등 중국 시장을 두드렸으나 실패했다. 이에 굴하지 않고 일본에 라인을 설립하는 등 아시아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전자상거래기업 인터파크는 데이콤에서 사내벤처로 독립해 전자상거래 주요 사업자로 성장했다.

돌이켜보면 심마니와 인터파크는 구글과 아마존처럼 세계적으로 성장할 기회가 있었다. 1990년대 당시는 월드와이드웹 기술 초기 단계였으므로 세계 수준과 기술 격차가 크지 않았다. 세계 최초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격인 싸이월드는 SK컴즈가 인수해 미·중·일·독 등 해외 6개국에 진출했다. 만약 싸이월드의 글로벌 전략이 좋았고 또 체계적으로 지원했더라면 싸이월드는 지금의 페이스북 같은 기업이 될 수도 있었을 것이다.

2000년대 말 스마트폰이 대중화하면서 각종 모바일 앱이 개발됐다. 카카오톡은 2010년 3월에 등장했는데 6개월 만에 100만 명이 내려받고 2012년 6월에는 1000만 명을 돌파했다. 카카오는 현재 김기사, 멜론의 로엔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 회사를 인수해 대기업으로 변모했다. 중국의 위챗은 2011년 출시돼 2013년 1월 이용자 수가 3억 명을 넘었고 결제 기능까지 제공하며 종합 금융 플랫폼으로 발전했다.

이제는 국내에서 카카오나 네이버와 경쟁할 만한 회사가 나오기 쉽지 않다. 국제적으로도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에 필적할 만한 회사를 보기도 쉽지 않다. 이미 커진 기업과 경쟁해서 이기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지금은 인공지능이 어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낼 것인지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은 발전 초기이므로 기술 격차가 크지 않다. 만약 인공지능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에 의해 초기 기업이 급격히 성장할 경우 네트워크 효과와 데이터 효과(data effect)로 격차가 커지면 그때는 따라가기 어렵다. 데이터 효과는 필자가 처음 제시한 신조어다. 제품과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에 데이터가 쌓임에 따라 경쟁력과 가치가 커지는 것을 데이터 효과라고 정의할 수 있다.

필자는 2000년대 초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 발굴 프로젝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투자할 만한 인터넷 기업을 발굴하는 프로젝트였다. 의뢰한 기업은 프로젝트 결과 발굴한 벤처기업에 투자했고 몇 년 후 투자금의 10배를 회수하기도 했다.

기업들은 내부 역량 중심의 인공지능 비즈니스 모델 발굴만을 대상으로 할 것이 아니라 외부 조직과의 협업, 투자 또는 분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 지금은 인공지능에 기반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인터넷에 의한 디지털 전환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모색해야 했던 상황이 인공지능 기술에 의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때는 네트워크 효과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데이터 효과도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