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타 면제' 빠진 GTX-B…주민들 "남양주 신도시 교통난 불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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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북부 교통 열악한데 왜 지역균형발전 아니냐" 반발
신분당선 연장사업도 제외돼
정부 "사업 무산된 건 아니다"
신분당선 연장사업도 제외돼
정부 "사업 무산된 건 아니다"

GTX-B노선은 인천 송도와 서울역, 경기 남양주 마석을 잇는 철도(80.1㎞)다. 사업비 5조9000억원을 투입해 정거장 13개를 짓는다. 평균 속도는 100㎞/h로 일반 도시철도(30㎞/h)보다 세 배가량 빠르다. 개통 뒤 송도에서 서울역까지 이동시간은 기존 82분에서 27분으로 줄어든다.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신도시의 핵심 교통 대책으로 꼽힌다. 사업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2007년 처음 언급됐으나 2014년 2월 첫 한국개발연구원(KDI) 예타 조사에서 경제성 분석값(B/C)이 0.33에 그쳤다. 일반 철도사업은 B/C가 1.0을 넘어야 추진된다. 결국 기존 안(송도~서울 청량리)에서 청량리~마석 구간을 추가해 지난해 9월부터 예타 재조사를 받고 있다.
GTX-B노선이 예타 면제 대상에서 배제되자 지역 주민은 불만을 쏟아냈다. 김창호 송도국제도시연합회 사무국장은 “교통이 열악한 서울 강북, 경기 북부지역을 지나는 노선이 어떻게 지역균형발전사업이 아닐 수 있느냐”며 “사업을 추진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인천 연수·남동구 주민 35만여 명은 GTX-B노선 예타 면제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였다. 남양주 주민 홍모씨(55)는 “지금 예타가 면제되더라도 착공까지 수년이 걸린다”며 “3기 왕숙신도시는 보나마나 극심한 교통난에 시달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계에서도 의외라는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교통학계 한 관계자는 “3기 신도시의 핵심 교통대책인 GTX-B노선을 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당초 B/C가 0.3으로 사업성이 워낙 낮았던 만큼 예타 통과를 확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GTX-B노선과 함께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연장사업도 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2007년부터 10년 넘도록 예타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사업이다. 호매실 주민 정모씨(45)는 “7호선 포천 연장과 똑같은 수도권 사업인데 10년 전부터 추진한 신분당선 호매실 연장은 왜 예타 면제가 안 됐는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는 예타 면제와 별도로 GTX-B노선 예타를 올해 끝낼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해서 사업이 무산된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